이사하는 집에 현금이 많다는 점을 노려 가스검침원으로 위장, 11년간 금품을 훔친 50대가 결국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가스검침원을 사칭해 이사하는 집에서 상습 절도를 벌인 혐의로 김모(54) 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002년 8월부터 11년 동안 서울 전역에서 모두 52차례에 걸쳐 현금 등 1억 7374만 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이사하는 집에 현금이 많다는 점을 노려 오토바이를 타고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박모(36·여) 씨는 김 씨에게 전세금 850만 원을 털려 잔금을 마련하느라 이리저리 돈을 빌리며 애를 태웠다.
하지만 김 씨는 정작 대형 아파트에 거주하며 외제 승용차 2대를 소유하는 등 부유한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RELNEWS:right}
김 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이 없는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해 범행에 이용한 뒤 1년 주기로 교체했고, 범행 전후 헬멧과 상의를 바꿔 입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삿할 때는 주의력이 흐려질 수 있어 이와 같은 범행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금과 귀중품은 안전한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