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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동양의 카멜레온 '마카오'에 가다①

    • 2013-11-11 14:41
    성바울 성당

     

    "마카오에 간다구? 대박 터트리고 와야해!"

    누군가의 농담 섞인 당부에 마카오를 어렴풋이 그려본다. 카지노에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 화려한 네온사인이 넘실거리는 거리, 하루면 돌아 볼 수 있는 작은 곳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웬걸. 카지노 밖에 없는 작은 곳일 것이라는 마카오는 밤과 낮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고 고상함과 스릴이 조화를 이루며,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카멜레온을 연상케 한다.

    ◈ 동양과 서양이 결합한 마카오 = 동서양의 모습이 혼합된 혼혈인의 얼굴. 중국이 낳아 포르투갈이 키운 듯한 느낌의 중화인민공화국 특별행정자치국이란 긴 이름을 지닌 마카오의 첫 느낌이다.

    특히 마카오의 중심이라는 세나도 광장에 들어서면 그 느낌에 확신이 더해진다.

    흑색과 베이지색의 거대한 물결무늬 타일 바닥에 광장 주변의 노랗고 붉은 색의 유럽풍 건물들. 우리나라 명동을 옮겨다 놓은 듯한 쇼핑거리, 그리고 탁 트인 광장에 넘실대는 중국인과 포르투갈인들까지.

    세나도 광장

     

    '지금 서 있는 이곳이 마카오인가 유럽인가' 생각을 더듬어봐야 할 정도로 마카오는 오묘한 매력을 드러낸다.

    마카오 속의 유럽을 세나도 광장에서 느꼈다면, 골동품 거리로 유명한 산토 안토니오 거리에서는 중국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세나도 광장을 나와 사오 파울로 거리를 따라 구불구불 이차로로 만들어진 좁다란 거리의 산토 안토니오를 천천히 걸으며 중국인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그들이 즐겨 먹을 법한 간식거리와 중국의 색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과 공예품들, 그리고 정성스레 쓴 서예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거리다.

    마카오가 이런 다양한 모습을 지니게 된 이유는 440여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하에 있다가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국과 포르투갈의 문화가 융합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때문에 시가지의 모습뿐만 아니라 사람들마저도 이중국적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이렇게 중국과 포르투갈의 모습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만들어진 마카오의 모습에 매료된 이후, 숨겨진 보물을 찾듯 더 많은 색다른 모습이 있지 않을까 눈을 크게 떠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 천주교의 흔적이 고스란히 = 마카오에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주로 불교가 많으며 천주교는 7~10% 가량 차지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

    천주교가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마카오는 역사적으로 중국과 한국, 일본으로 천주교를 전파하기 위한 중간지점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천주교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까모에스 정원과 성 바울 성당 유적지는 꼭 들러봐야 한다.

    아마사원

     

    골동품 거리인 산토 안토니오 북쪽에 위치한 까모에스 정원은 포르투갈의 유명한 시인이자 군인인 루이스 데 까모에스의 이름을 따서 만든 열대숲 정원이다.

    이곳에는 처음으로 천주교를 공부하기 위해 마카오에 온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먼 이국 땅에 갓을 쓰고 있는 김대건 신부의 모습에 경외롭다.

    또, 천주교의 흔적은 마카오의 상징이자, 중국의 첫 번째 성당인 '성 바울 성당'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앞부분의 벽면만 덩그러니 남겨진 곳이 무엇이 유명하랴 싶지만 수십개의 널따란 계단 끝에 웅장하면서 화사하기까지 한 자태로 서 있는 성당의 흔적은 남겨놓지 않으면 아쉬울 정도다.

    1602년에 준공되어 1636년에 완공된 성 바울 성당은 원래 목조건물 이었으나 1835년 화재로 인해 앞면만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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