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노컷뉴스)
"파티는 끝났다. 이제 냉정하게 현실을 보라."
이름은 조찬간담회였으나 사실상 질책과 경고의 자리였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아침 서울 은행회관에서 20개 공공기관장들과 처음으로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불려나온 기관장들은 한국전력공사와 토지주택공사, 석탄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부채 상위기관 12곳과 무역보험공사, 건강보험공단 등 과다한 복리후생과 임금으로 지탄을 받은 기관 8곳이었다.
조찬간담회의 형식을 빌기는 했지만, 사실상 부채가 과다하거나 과다한 복리후생 등 방만경영을 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경고나 다름없는 자리였다.
실제로 현 부총리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과거 정부에서 공공기관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일부 기관의 경우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은 안정된 신분과 높은 보수,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현 부총리는 이어 "민간기업이었더라면 감원의 칼바람이 몇 차례 불고, 사업 구조조정이 수차례 있어야 했을 것"이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공공기관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해 국민의 불신은 물론 국회 등 각계의 공분을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이날 대책도 내놨다. 우선 과거 5년간 부채증가를 주도한 LH와 한전, 수자원공사, 가스공사 등 12개 기관에 대해 부채규모와 성질, 발생원인 등을 올해 말까지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