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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개선' 학교비정규직 파업, 학생은 '밥대신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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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우개선' 학교비정규직 파업, 학생은 '밥대신 빵'

    • 2013-11-14 14:31

     

    "빵 두 조각으로 아이들 배가 채워질지 모르겠어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 경기지부가 경고파업에 돌입한 14일 수원 A초등학교.

    오후 12시 10분 점심을 알리는 학교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급식실로 이동하는 대신 교실 책상에 앉아 급하게 준비된 빵과 우유, 과일을 받았다.

    1명당 배급받은 음식은 성인 손바닥보다 약간 작은 롤케이크 두 조각과 초콜릿맛 우유, 방울토마토 한 알과 파인애플, 키위 각 한 조각이 전부였다.

    평소 학생들이 배급받던 식단의 평균열량인 569㎉보다 100㎉가량 적은 460㎉에 불과했다.

    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몇몇 학생은 집에서 개별 도시락을 가져오거나 도시락을 챙겨주려는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식사시간을 10여분 앞두고 복도에서 10살 된 손녀를 기다리던 이모(75·여)씨는 "애 엄마가 맞벌이를 해 도시락을 챙겨주지 못해 내가 대신 김밥하고 어묵을 좀 싸왔다"며 "학교 마치고 학원 가느라 저녁이 돼서야 집에 오는 데 빵 가지고 밥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A초교는 영양교사를 제외한 조리사와 조리실무사 6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정상적인 급식운영이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대체음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급식종사자들의 파업참여 사실이 전날 오후 늦게 확인이 돼 700명이 넘는 학생에게 음식제공이 가능한 업체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A초교 영양교사는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비 1인당 2천500원에 맞춰 급하게 음식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다. 교직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차질없이 모든 학생에게 빵을 나눠주고 있지만 여럿이서 하던 일을 혼자 하게 된 것 같아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도내에는 A초교 외에도 80개교에서 파업으로 인한 급식차질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2교는 도시락 지참, 47교는 빵이나 우유 등 간편식 제공, 4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회계직연합(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비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 경기지부는 호봉제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15일까지 경고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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