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팀에 차가운 겨울을 떠안기고 간 FA 이종욱(왼쪽부터)과 손시헌, 정근우. (자료사진=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
프로야구 FA 시장이 어느 해보다 뜨겁다. '거포' 최준석만 시장에 남아있는 가운데 벌써 250억에 가까운 거액이 풀렸다.
FA 시장 첫 날인 17일 5명의 선수가 계약을 마쳤다. 최하위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잡는 데 무려 137억원을 썼고, 9구단 NC도 이종욱과 손시헌을 80억원에 데려왔다. 이용규를 놓친 KIA는 이대형을 24억원에 영입해 조금이나마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추운 겨울을 보낼 팀이 있다. 바로 FA로 풀린 주축 선수들을 잡지 못한 두산과 SK다.
▲보상 선수도 못 받는 두산규정에 따르면 외부 FA를 영입한 팀은 원 소속구단에 영입 선수의 연봉 200%와 보상 선수를 주거나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NC는 조금 다르다. 신생구단 지원 조치로 인해 이번 FA 영입까지는 보상 선수 없이 연봉 300%만 지급하면 된다.
덕분에 두산은 이종욱과 손시헌, 주축 선수를 두 명이나 NC에 보내면서도 보상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 대신 두산은 연봉의 300%를 받는데 이마저도 올해 연봉 계약 때 500만원씩 삭감했다. 결국 두산은 이종욱의 연봉 1억9,700만원, 손시헌의 연봉 1억8,000만원의 300%에 해당하는 11억3,100만원을 받는다.
두산이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역시 '화수분 야구'에서 나오는 젊은 선수들이다. 이종욱의 자리에는 정수빈, 손시헌의 자리에는 김재호가 있다. 이종욱, 손시헌에게 무턱대고 거액을 투자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두 베테랑의 부재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2년 연속 FA 단속 못한 SKSK는 지난 겨울 FA로 풀린 이호준을 NC에 내줬다. 이호준은 NC 유니폼을 입고 홈런 20개(7위), 87타점(6위)을 거둬들였다. 시즌 내내 붙박이 4번 타자가 없어 고민했던 SK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런데 올 겨울 역시 내부 FA 단속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다. 이만수 감독이 "꼭 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정근우는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3할, 30도루가 가능한 2루수가 사라졌다.
이렇다 할 대체 자원도 없는 상태다. 김성현, 박승욱 등 내야자원이 있지만 정근우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정근우가 향한 팀이 최하위 한화다. 보상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지만 한화의 선수층이 얇아 마땅한 선수도 없다. 결국 트레이드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SK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