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0∼5세 영유아들이 평균 2.27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이용시기가 빠를수록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정림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최근 청소년정책연구원과 육아정책연구소가 함께 연 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서울·경기 지역의 0∼5세 영유아를 둔 부모 1천명을 대상으로 영유아의 스마트폰 노출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26.4%가 3세에, 23.6%가 1세에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응답자 자녀들은 만 3세가 되기 전인 평균 2.27세에 이미 스마트폰에 노출됐다.
0∼2세 영아만 봤을 때 영아의 과반(54.5%)이 1세에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이용시기에 따른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보면 0세는 33.45분, 1세 32.84분, 2세 29.56분, 3세 34.42분, 4세 28.65분, 5세 24.81분으로 대체로 최초 이용시기가 이를수록 이용시간도 길었다.
전체 응답자의 영유아 자녀 36.7%는 하루에 평균 30∼40분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답했고, 10∼20분(24.4%), 20∼30분(21.7%)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매일 1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영유아도 전체의 9.5%나 됐다.
특히 주 양육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영유아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았고 스마트폰에 처음 노출 시기도 이른 편이었다고 이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영유아 자녀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는 전체 응답자의 70.9%가 '자녀가 좋아해서'를 꼽았다. '또래와 공감대 형성'(12.5%), '습관적 사용'(6.1%), '정보 검색 등 지식 습득'(4.8%) 등의 순이었다.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만화(30.5%), 게임(26%), 음악(13.1%), 교육용 콘텐츠(12.1%), 카메라·사진첩(11.7%) 등의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2.8%)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 제한 등 가정 내 스마트폰 이용 규칙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영아 학부모 중에서는 규칙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58.1%로 다소 높았다.
부모가 스마트폰 이용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경우 자녀의 이용시간은 31.5분인데 반해 제한하지 않는 경우는 45.5분으로 차이를 보였다.
스마트폰 중독이 의심되는 영유아 사례를 조사한 결과 또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뺏으면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이 부연구위원은 전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영유아 스마트폰 중독 척도 개발, 영·유아 스마트폰 이용의 법적 규제 조항 구체화, 부모를 위한 지침 제공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