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여권의 본심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은 관련 의혹 일체에 대해 ‘명백히’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18일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선 10월 3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반드시 국민께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맹세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10월 28일 대국민담화에서 “정부는 국정원 댓글을 포함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실체와 원인을 ‘정확히’ 밝힐 것이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입장은 이와는 상반돼 보인다.
21일 검찰이 121만건의 트위터 글을 찾아내 공소장 변경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새누리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부실수사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그 행간에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본심이 곳곳에 묻어난다.
우선 국정원을 감싸는 듯한 주장이 많다.
먼저 이들은 “트위터에 올린 글 121만건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장된 수치”라고 했다.
봇프로그램으로 자동 리트윗(전파)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마치 리트윗 행위 자체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이들은 특히 봇프로그램을 이용해 글을 대량 전파한 충격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봇프로그램은 일반인들도 사용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행위를 두둔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또 트위터 글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법률에도 위반되는지 알아봐야한다고 했다.
또 댓글에 비해 트윗글은 짧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트위터 글 자체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본심이 배어있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조금 과한 부분이 있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별도의 브리핑에서도 “우리는 수사 초기부터 댓글이 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표시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마음을 은연중에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