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상징하는 Y염색체는 단 두 개의 유전자에 압축될 수 있으며 고도의 인공수정 기술만 있으면 번식도 가능하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주립대 과학자들은 생쥐의 Y염색체에 들어있는 모든 유전자 정보를 단 두 개의 유전자에 압축할 수 있었고 이것만 갖고도 수컷 생쥐가 번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장차 Y염색체가 손상된 남성의 생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한 쌍으로 이루어진 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부모로부터 X와 Y 염색체를 물려 받으면 남성이 되고 두 개의 X염색체를 받으면 여성이 된다.
생쥐의 경우 Y 염색체는 14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유전자 가운데 일부는 최고 100개의 카피로 존재한다.
연구진은 단 두 개의 유전자 Sry와 Eif2s3y로 구성된 Y 염색체를 가진 유전자 이식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해 다음 세대를 낳기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두 개의 유전자로만 이루어진 Y 염색체를 가진 생쥐는 생식세포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번식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미성숙한 정자세포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연구진은 이 미성숙한 정자세포를 이용해 ROSI(원형정세포를 난자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를 시도해 난모세포를 수정시키는데 성공했고 여기서 발달한 태아를 암컷 대리모 생쥐에 이식해 살아있는 새끼 생쥐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2세대 생쥐는 건강했고 정상적인 수명을 누렸다.
실험 대상 생쥐에 사용된 유전자 Sry는 태아 발달 과정에서 수컷으로 결정되는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고 Eif2s3y는 정자 생산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 유전자의 역할이 다른 방식으로 재생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Y 염색체가 없어도 번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이 연구가 보조수단을 이용한 번식 과정에서 Y 염색체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일 뿐 남성이 없는 세상은 "말 안 되는 공상 과학적 허구일 뿐"이라면서 실험 과정에서 버려진 유전자들은 건강한 정자의 생산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