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김민구가 친구인 LG 김종규를 상대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니까 어색한 감은 있었습니다"
농구 팬의 관심이 집중된 김민구(전주 KCC)와의 프로 첫 맞대결을 마친 '절친' 김종규(창원 LG)의 소감이다.
경희대에서 4년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가 프로에서 적이 되어 만났다. 둘은 경기 전 만나자마자 평소 그래왔듯이 욕(?)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코트 밖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프로에서의 첫 맞대결은 김종규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김종규는 26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전에서 10점 9리바운드를 올려 68-63 팀 승리를 도왔다. 김진 LG 감독은 "평소보다 적극적이었고 수비와 리바운드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특출한 선수가 가진 진정한 능력은 평소 그를 좋아하는 팬은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맞붙는 선수나 상대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를 100% 안다.
김종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김종규는 "상대로 만나니까 민구는 정말 위협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더 이상 서로에게 의지할 수 없다.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된다.
그러나 우정에는 변함이 없다. 김종규는 경기가 끝난 뒤 김민구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패한 친구를 격려했냐고 묻자 "우리는 서로 격려같은 거 안한다"고 웃으며 얄궂은 친구 사이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래도 마음은 무거워보였다.
김민구의 부상 때문이었다. 김민구는 1쿼터 막판 김종규를 피해 레이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김종규는 "나 때문에 발목을 다친 것 같은데 괜찮았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만약 김민구에게 부상의 여파가 없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까.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5.9개로 리그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올랐던 김민구는 LG전에서 단 1개에 그쳤다. 4쿼터 막판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했지만 특유의 장점이 발휘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