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개통한 영도다리(영도문화원 사진 제공).
한국전쟁의 애환을 간직한 문화유산인 부산 영도다리가 복원 개통식을 시작으로 새 모습을 드러낸다.
중단됐던 도개 기능을 47년 만에 회복시키고, 차선까지 확장한 영도 대교가 부산의 랜드마크로 거듭나 지역 상권 부활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 다리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 "
국민 가수 현인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도 알 수 있듯 부산의 '영도다리'는 분단 이후 실향민의 슬픔과 애환을 오롯이 품은 아픔의 상징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의 약속장소이기도 했던 동양 최초의 도개식 다리, 영도대교가 세월을 넘어 다시 부활을 앞두고 있다.
1934년 건립돼 교통량 증가와 상수도관 연결로 지난 1966년 9월 도개 기능을 멈춘 영도대교가 27일 오후 2시 중구 남포동 자갈치 매립지에서 복원 개통식을 갖고 47년 만에 재운행에 들어간다.
27일 복원 개통식을 앞두고 있는 새 영도다리(영도구청 사진 제공)
새 영도대교는 길이 214.8m, 너비 25.3m 6차로 규모로 개통 당시보다 2개 차로가 늘었다.
개통식을 시작으로 부산시가 매일 한 차례씩 낮 12시부터 15분 동안 교량 상판을 들어 올려, 다리 밑으로 1천t급 선박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이렇다 할 관광시설 하나 없어 아쉬웠던 영도대교 주변 상인들은 도개 장면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늘어나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도대교 인근에서 약재를 십수 년 째 팔고 있는 안규현(54) 씨는 "광안리도 광안대교 불꽃축제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으니, 영도대교 개통식으로 중구와 영도구에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6일, 개통식 하루 앞두고 영도다리를 찾은 한 시민.(강민정 기자)
실제로 부산시와 영도구청은 영도대교의 도개 기능 회복을 계기로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올 연말까지 영도경찰서 인근에 6·25전쟁의 애환을 담고 있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부른 가수 현인의 노래비를 설치하고, 영도다리 1.55㎞ 구간에 56억 원을 들여 년 말까지 특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영도다리 밑의 바닷가 공간도 폭 10m 이상을 확보해 해양휴식공간으로 꾸며진다.
이 밖에 중구청에서는 자갈치 시장 매립지에서도 도개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기 위한 사전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구청에서도 도개식을 본 관광객들이 인근 산복도로 이바구길 야경투어로 몰릴 것에 대비해 새단장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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