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잃은 부모의 비명 같은 울음이 새어나왔다. 그 처절함에 빈소는 또 한 번 침통함에 잠겼다.
30일 저녁. 호주 브리즈번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던 중 호주 남성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여대생 A(23)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는 유족과 친구들이 그렇게 고인과의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헌화와 목례. 단출한 분향소의 규모만큼 천주교식의 애도 절차는 간소했지만, 친구들은 그녀를 쉬이 놓아주지 못했다.
이름을 부르며 차가운 액자 속 그녀의 사진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주저앉아 울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에 A씨의 부모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호주에서 출발한 A의 시신은 오후 늦게 한국에 들어왔다. 늦은 시각 빈소가 꾸려졌지만, 그녀를 애도하는 친구와 대학 선후배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인의 비극적인 죽음에 그들의 표정은 망연자실함으로 가득했다.
A씨의 친구는 "지금도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타날 것만 같은데…,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도저히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서 "학교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A양이 다니던 학교에는 지난 29일부터 분향소가 차려져 교직원들과 같은 학교 학우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있다.
A씨의 유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절망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면서 "이번 희생이 다른 한국인 유학생에게 도움이 돼 두 번 다시는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느껴야 하는 부모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례식 발인은 내달 2일 오전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