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이 연일 가치가 치솟으면서 이를 훔치는 해커들의 활동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트코인 투자정보, 뉴스 제공 사이트인 코인데스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거래사이트 중 하나인 덴마크의 BIPS가 최근 해커의 공격을 당해 100만 달러(약 10억 원) 이상의 가치에 해당하는 1천295개의 비트코인을 잃어버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나 그 인접국에 있는 해커가 BIPS에 서비스거부공격(Dos)을 가해 해당 서버를 마비시킨 뒤 비트코인을 훔쳐간 것으로 알려졌다.
BIPS는 성명에서 "일부 고객들의 전자 지갑(wallet. 사용자가 채굴 또는 거래로 획득한 비트코인을 저장하는 곳)이 해킹 피해를 당해 관련 사용자에게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BIPS 이용자들은 현재 비트코인 이용자 모임 사이트인 비트코인포럼에 항의 글을 올리며 이번 일과 관련해 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체코에 있는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 비트캐쉬도 지난 11일 누군가 서버 보안 시스템에 침입해 비트코인 잔고 전체를 도둑맞았다며 피해 금액이 약 10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의 비트코인 거래사이트인 트레이트포트리스도 3주 전 130만 달러 가치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도둑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
BIPS 사장인 크리스 헨리크센은 "해킹이 우리와 관련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면서 "많은 양의 비트코인을 '서드 파티'(third party. 제3의 장소)에 저장해놨다면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저장소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BBC방송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한 IT 업체 직원이 500만파운드(약 86억 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7천500개가 담긴 하드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영국 사우스 웨일스에서 IT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제임스 하웰스(28)는 비트코인이 처음 개발된 2009년 자신의 컴퓨터로 비트코인 7천500개를 채굴(miining)한 뒤 이를 까맣게 잊고 지냈다.
하웰스가 비트코인을 채굴했을 당시 그 가치는 20파운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1천 달러를 넘어 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가 채굴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500만 파운드에 달한다.
그는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에 보관한 비트코인의 존재에 대해 잊고 살았다며 2010년 컴퓨터 본체에 레모네이드를 쏟은 뒤 이를 해체했고 지난여름 하드드라이브를 별생각 없이 쓰레기통에 넣었다고 말했다.
하웰스는 "가족과 일에 치여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노르웨이인 친구가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사서 높은 가격에 되팔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비트코인을 샀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채굴한 비트코인의 가격을 보고 나서 컴퓨터 백업 파일을 뒤졌지만 비트코인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때서야 하드드라이브를 버렸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하웰스는 "축구 경기장만 한 쓰레기 매립지를 직접 가서 본 순간 이를 찾을 가능성은 없구나 생각했다"며 "쓰레기 매립지 관리자가 3~4개월 전에 버린 쓰레기는 약 3~5피트(1~1.5m) 아래에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