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발암성 화학물질에 노출돼 만성 백혈병에 걸렸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급성 백혈병이 아닌 만성 백혈병 발병 병사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고법 행정1부(이기광 부장판사)는 3일 군대에서 페인트 작업을 전담하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의병 제대한 천 모(26)씨가 안동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군복무 기간이 1년 8개월로 비교적 짧았지만, 천씨가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밀폐된 공간에서 상당량의 페인트 작업을 한 만큼 페인트 희석제에 함유된 1급성 발암 물질인 벤젠에 상당히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상 질병의 인과관계를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직무와 질병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엔 증명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