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실태를 살펴본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4일 "유통되는 일본의 모든 수산물은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안 카를로스 렌티호 IAEA 핵연료주기·폐기물 기술부장은 이날 도쿄 일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8개 현 수산물에 대한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과학적이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렌티호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IAEA 조사단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처리 실태를 점검했다.
렌티호 단장은 "우리는 일본이 해수와 모든 수산물 유통망을 감시하는 매우 인상적인 체계를 개발한 것을 확인했다"며 "일본은 식품의 방사성 물질 허용치에 관해 국제적으로 가장 엄격한 기준도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또 기준치를 넘은 식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후쿠시마와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생산물의 유통이 제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앞 항만 0.3㎢ 범위에 오염수의 영향이 완전히 통제돼 있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언에 관해 "우리가 본 것은 오염이 원전의 주요 건물, 원전 부지와 연결된 항만 내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오염 물질이 환경으로 유출된 우려가 있고 이런 이유로 잠재적인 위험을 줄이거나 없애도록 여러 대책을 취하거나 취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IAEA의 이런 평가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을 일괄적으로 수입 금지한 조치를 풀어달라고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에 관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과학적으로 일본 수산물에 안전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입금지 조치를 한 것이 아니다. 오염수 유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국민 건강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측정할 자료가 부족해서 수입금지하고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향후 수입금지 해제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이라고 설명했다.
IAEA는 방사성 물질 제거장치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는 것을 처리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렌티호 단장은 "일정한 처리를 거쳐 방류하는 것은 전 세계 원전에서 통상 하는 일"이라며 "반드시 방류하라는 것은 아니고 현존하는 위험을 조절하고 장기적인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선택지의 하나로 고려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염수 처리 설비의 효과적인 작동, 원자력규제청 등 규제기관의 판단,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안전성 평가, 대중과의 충분한 의사소통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