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의 운명을 가를 조 추첨이 만 하루도 남지 않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리는 조 추첨은 FIFA 랭킹과 대륙 등을 기준으로 본선 진출 32개국을 서로 다른 4가지 포트에 배분한 뒤 추첨을 통해 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한국, 가상 조 추첨에서 최악의 죽음의 조 편성조 추첨을 앞두고 FIFA와 브라질 월드컵 집행위는 이날 최종 리허설 행사를 진행했다.
최종 리허설 중 진행된 가상 조 추첨에서는 한국이 최악의 죽음의 조에 편성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무적 함대' 스페인과 '축구 종가' 잉글랜드, '드록바가 이끄는 검은 군단'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E조에 묶이게 됐다.
본선 진출국 중 무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없지만 가상 조 추첨 결과대로라면 16강 진출을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최악의 결과다.
호주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강호들과 묶였다.
호주는 '삼바 군단' 브라질,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뢰 블레 군단' 프랑스와 함께 A조에 배정됐다.
반대로 일본은 톱 시드 중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 받는 스위스와 함께 칠레, 그리스와 한 조를 이뤄 우리나라와 호주 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에 배정됐다.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 한국 역대 조 추첨 결과 살펴보니…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 이후 32년간 본선에 올라서지 못했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처음 본선에 진출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당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서독과 헝가리, 터키와 함께 묶였다.
한국은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대패를 당한 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986 멕시코 월드컵때도 강호들과 묶였다.
당시 한국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묶여 1무 2패로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에는 1대3 패배를 당했고 이탈리아에는 2대3으로 석패했다. 그나마 불가리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 첫 승점을 딴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때는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와 한 조에 편성 됐고 3전 전패로 탈락했으며 1994년 미국 월드컵에는 독일, 스페인, 볼리비아와 한 조를 이뤄 2무 1패로 아깝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 멕시코, 벨기에와 한 조를 이뤄 해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멕시코와 네덜란드에 완패하고 벨기에와 비기며 탈락했다.
2002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 전 박지성 골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개최국 이점을 안은 한국이 첫 16강 진출에 성공한 월드컵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슈퍼스타 피구의 포르투갈과, 폴란드, 미국과 함께 같은 조에 편성 됐다.
포르투갈 전에서는 한국 선수단의 지치지 않는 투혼과 박지성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고 폴란드는 2대0으로 물리쳤다. 미국과는 1대1로 비기긴 했지만 2승 1무로 조 1위를 수성해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은 연승을 하며 4강 신화를 쐈다.
2006년 독일 월드컵때는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한 조를 이뤘다.
1차전에서 아데바요르의 토고를 2대1로 꺾고 사상 첫 월드컵 원정 승리를 거둔 한국은 프랑스와 비기며 첫 원정 16강 진출을 기대했지만 스위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0대2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묶이며 조별리그 경기를 치뤘다.
한국은 그리스를 맞아 2대0 완승을 거뒀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대4로 완패하기도 했지만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대2로 극적으로 비기며 조 2위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펠레.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 '펠레의 저주' 올해에는?
이번 조 추첨 행사에는 브라질 출신 축구스타 펠레가 조 추첨 불참을 선언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그 동안 '펠레의 저주'라는 말을 낳으며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녔던 펠레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행사에 부담을 느끼는 듯 조 추첨 행사에 초대 받았지만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펠레는 "본선 조 추첨에 참가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서 "조 추첨에 참가해 특정 팀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단 조 추첨에는 불참하는 대신 추첨식에는 참가해 32개국의 희비를 지켜볼 예정이다.
그동안 펠레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적인 대회를 앞두고 뛰어난 활약을 예상한 팀 또는 선수를 지목했는데 펠레가 지목한 팀과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계속된 부진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수 십년간 펠레의 예상이 틀리면서 이른바 '펠레의 저주'라는 말이 생겨났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신뢰성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