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가 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서 장성택을 체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은 김정은 국방위 제 1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나타내는 것일까 아니면 지지 기반을 허무는 장면을 보여준 것인가.
앞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에 이어 최근 장성택을 숙청한 것은 김정은이 이제 '후견그룹은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대대적으로 내보이는 것이나 다름 없다.
문제는 과연 이런 방침이 김정은의 권력을 강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지지 기반을 허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향후 우리의 대응방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12일 새누리당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대표 남경필)'에서 "장성택 침몰 과정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당 기반이 많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원장은 "3~5년 사이에 일어날 일이 1~2년 사이에 급격히 발생했는데 너무 급격한 인사이동으로 볼 때 체제 안정에 의구심이 든다"며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약화시키는 게 아닌가 싶고, 내부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서는 주로 이런 분석이 많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의 예측불가능성이 커졌고, 현 상황은 '급변사태'나 다름 없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을 숙청하는 이 모든 과정이 상당히 체계적이고, 결과적으로 권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장성택 체포장면과 같은 날 보도된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보면, 명목상이긴 하지만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이 최룡해와 박봉규 등 다른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펜과 수첩을 들고 김정은의 말을 받아적는 모습이 보인다.
'국가수반조차 김정은보다 아래에 있다'는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은 해당 영상은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에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