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10년 2억4,000만달러(약 2540억원)의 천문학적 계약으로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은 로빈슨 카노(31)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시애틀의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카노의 각오다.
카노는 13일(한국시간) 시애틀의 홈구장 세이프코 필드에서 입단식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시애틀 입단 소감을 밝혔다.
마이크 앞에 선 카노의 첫 멘트는 바로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였다.
행복할 만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계약한 덕분이다. 5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2번이나 골드글러브를 받은 메이저리그 최고 2루수 카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3번째로 큰 계약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아직 시장이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카노의 계약은 올해 FA 시장 최고 계약으로 남을 전망이다.
시애틀 단장 잭 쥬렌식도 "무슨 말이 필요한가. 오늘은 시애틀에서의 가장 특별한 날"이라면서 "카노와 계약은 정말 황홀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시애틀 홈페이지는 "카노는 올해 가장 꾸준한 공격력을 선보인 선수다. 타율 3할1푼4리, 2루타 41개, 홈런 27개, 타점 107점을 올렸다"면서 "2009년 이후 평균 28홈런, 103타점 이상을 매년 올리며 4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고 카노를 소개했다.
카노는 여러 팀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전 소식팀 뉴욕 양키스는 카노를 잡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카노의 선택은 시애틀이었다.
카노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할 좋은 기회라 시애틀에서 뛰겠다고 결정했다. 시애틀은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2014년이 아니라 앞으로도 그렇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WBC에서 이기는 법 등 내가 배웠던 경험을 알려주겠다. 내 목표는 이기는 것과 함께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나도 어린 선수였을 때 베테랑들에게 배울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내가 젊은 선수들에게 나눠줄 때"라고 말했다.
카노는 양키스에서 2005년부터 9년 동안 뛰면서 1,374경기에 출전해 평균 타율 3할9리를 기록했다. 또 375개의 2루타와 204개의 홈런을 때렸고, 2009년부터 5년 연속 2루타 40개 이상, 홈런 25개 이상을 쳤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2루타 40개 이상, 홈런 25개 이상 기록은 앨버트 푸홀수(7회), 루 게릭(6회), 미겔 카브레라(5회), 스탠 뮤지얼(5회), 행크 그린버그(5회) 등도 가지고 있지만 5년 연속은 카노가 유일하다.
이처럼 카노에게 양키스는 특별한 팀이기에 떠나는 것이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
카노도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하지만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중요하다. 시애틀에 와서 행복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