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이민자 정책으로 악명높은 미국 애리조나주 경찰관이 미국 시민권이 없는 멕시코 국적자로 드러나 옷을 벗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공공안전국 소속 형사 카르멘 피게로아는 지난 9월 면직 처분을 받았다.
2003년 형사로 임용된 피게로아는 미국 시민권이 없는 멕시코 국적자이며 미국에서 사법 기관 공무원으로 일할 자격이 없다고 공공안전국 대변인 바트 그레이브스가 밝혔다.
국적에 대한 의심은 미국 공군에 복무 중인 남동생이 여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여권 발급을 위해 형제·자매에 대한 신원 조회 과정에서 피게로아 남매 모두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주에서 태어난 멕시코 국적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애리조나주 정부는 미국 연방 국무부의 통보를 받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피게로아가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공안전국은 경찰관이 되려면 반드시 미국 시민권이 있어야 한다는 법률에 따라 면직됐다고 설명했다.{RELNEWS:right}
다만 피게로아 남매는 자신들이 미국 땅에서 태어났다고 믿고 있어 고의로 국적 세탁을 한 것은 아니라고 이 기관 대변인은 설명했다.
피게로아 남매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너희는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미국 시민'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 불법 월경자로 골머리를 앓는 애리조나주는 강력한 불법 체류자 색출과 추방 정책을 펴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2010년 경찰관 등 사법 기관원이 불법 체류자로 의심되면 불심검문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을 제정했다가 연방 대법원의 위헌 결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