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맹원들의 결의대회 모습(사진=노동신문)
북한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한 뒤 주민들에게 사상학습을 강요하면서도 평소와 같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북한 지도부가 장성택 사형 집행 하루 전인 11일 각 지방 당 조직들을 통해 평소대로 일하고 주민들에게 절대로 긴장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기간에 장성택 숙청까지 겹치면서 조성된 긴장감이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상당히 우려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의 지시에 따라 거리에 배치됐던 보안원들과 노동자 규찰대원들은 11일 오후부터 대부분 철수했고, 주민들도 평소와 같은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밤이 되면 평온하던 거리 모습은 달라져 대학생들과 노농적위대원들을 동원해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 혁명사상연구실 주변에 빈틈없는 경비로 공포감마저 느껴진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는 장성택 사태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추모기간을 맞아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된 탓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장성택처형 뒤 "북측 당국은 주민들에게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 원문을 암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10대원칙'에 근거해 매일 반성문을 써도록 하는 등 사상학습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 처형 사건을 접한 소식통들은 장성택을 '바보'라고 표현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일반 사람들도 그렇고, 간부들도 '바보 장성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굳이 간부를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터인데 왜 늘그막에 그런 꼴을 당하냐고 조롱하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 장성택 처형에 대한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대부분의 주민은 응당한 징벌을 받은 것"이라며 "장군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어떻게 배신을 할 수 있나"라며 장성택을 비난한다고 데일리NK에서 전했다.
그러나 "말투나 눈빛을 보면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소식통은 "나이든 50~60대들은 '아내(김경희 비서)는 그 소식(장성택 총살)을 듣고 까무러쳤을 것"이라며 "그래도 고모의 남편이었는데 그렇게 사람들이 다 보는 데서 체포해야 했는 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또 "요즘 장성택 체포사건으로 민심이 뒤숭숭한데다가 장군님(김정일 위원장) 애도기간까지 겹쳐 주민들은 최대로 발언을 조심해야 되는 시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장성택 총살이라는 큰 충격으로 모이기만 하면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성택 숙청 효과인지 어젯밤부터는 혜산 세관이 검열에 들어가 무역도 중단된 상태"라면서 "일체 유동인원을 없애라는 지시를 기업소와 인민반, 여맹을 통해 내렸기 때문에 기차 안도 텅 비다시피 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