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함지훈이 LG 김종규를 앞에 두고 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14일 오후 창원에서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신구 파워포워드의 볼만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2009-2010시즌 MVP를 석권하며 울산 모비스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던 함지훈에 창원 LG의 특급 신인 김종규가 도전장을 던졌다.
맞대결은 팀 승리에 기여한 함지훈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함지훈은 12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올리며 모비스의 78-73 승리에 보탬이 됐다. 김종규는 10점 3리바운드로 분전했다.
경기가 끝나고 양동근과 함지훈의 기자회견실에 입장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다 최근 3강 경쟁 구도가 화두로 던져졌다. 함지훈에게 SK와 LG를 상대할 때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함지훈은 "SK는 1년동안 같이 뛴 선수들이 2년째 뛰고있어 아무래도 손발이 더 잘 맞는다. 수비 조직력이 좋아 공격할 때 빡빡하다. LG는 빠르고 속공도 잘 뛰고 높다"고 답했다. 여기서 LG에 대한 설명은 김종규에 대한 묘사 그대로다.
이어 골밑에서 1대1 공격을 할 때 어떤 선수가 부담이 되는지를 묻자 함지훈은 "일리걸 디펜스가 없어졌기 때문에 내가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좁은 공간이다. 그게 1대1을 할 때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이때 옆에 있던 양동근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쉽게 말해 엉덩이가 큰 파워포워드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다. 지훈이의 힘을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다. SK에는 많은데 종규는 (힙이) 업 되어 있지 않나"고 명확하게 정리를 했다.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졌다.
함지훈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종규가 너무 높아서 부담되던데"라고 조용히 반박(?)했다.
그러자 양동근은 "내가 봤을 때는 9대1이다. 함지훈이 9, 종규가 1"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둘이 가진 힘의 차이를 숫자로 나타낸 것 같았다. 양동근은 "지훈이가 엉덩이만 대면 종규가 쭉쭉 밀려나더라. SK에는 버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 차이인 것 같다"며 웃었다.
양동근은 팀 내에서 누구보다 함지훈을 아낀다. 함지훈이 "포스트업이나 슛이 잘되지 않을 때 스크린이나 리바운드 등 다른 게 할 게 많은데 그런 부분만 신경쓰는 것 같다고 감독님께 지적을 받는다"고 말하자 양동근은 "지훈이는 다할 수 있는데 너무 소극적이라 그렇다"고 후배를 감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