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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업종 옛말…유통·식품업계 해외로 눈돌려

경제 일반

    내수업종 옛말…유통·식품업계 해외로 눈돌려

    • 2013-12-15 10:07

    오리온, 해외매출 역전…롯데마트 해외출점수 국내 눌러CJ `비비고' 해외 매장수가 국내보다 많아

     

    전통적 내수업종인 유통·식품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새 활로를 찾는 업체가 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진출을 추진 중이다. 포화상태인 내수 시장을 벗어나 성장의 발판을 찾기 위해서다.

    오리온의 사례가 대표적이듯 일부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기도 했다. 의무휴업과 출점규제로 제약을 받은 대기업 계열 유통·외식업체들도 해외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해외서 더 잘나간 한국 식품들 = 오리온은 중국에서 `초코파이' 돌풍을 일으키고 2009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처음 추월, 지속 증가세다.

    작년에는 해외에서만 1조2천197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중국에서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北京)에 사무소를 처음 개설하고 1997년부터는 아예 현지에 생산 기지를 구축해 수출 체제를 갖췄다.

    생산 기지는 현재 중국 4곳, 러시아 2곳, 베트남 2곳 등 8곳에 달한다. 1993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처음 개설했으며 1997년에는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회사 측은 초기 정착이 어려운 중국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거래처와 장기 거래로 현금결제 문화를 정착시켰다. 초코파이 제품 콘셉트도 `정(情)'에서 중국인이 선호하는 `인(仁)'으로 바꾸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팔도의 용기면 `도시락'도 국내 라면시장에서는 큰 비중이 없지만, 러시아에서는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올해 기준 현재까지 도시락의 러시아 수출은 160억 달러(한화 16조8천160억 원)이다. 국내 매출의 34배에 달한다.

    도시락은 국내 인기가 주춤해진 1991년 러시아에 처음 2만 박스를 수출하며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아예 현지 입맛으로 바꾸며 2000년대 초부터는 수출 물량이 국내 판매량을 앞질렀다.

    현재까지 러시아를 중심으로 16개국에서 판매된 도시락은 총 36억 개로 단일 컵라면 가운데 가장 많고, 판매된 용기만 죽 늘어놓으면 지구를 14바퀴 돌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하나.

    동서식품 `프리마'도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두커피 바람이 불며 수요가 줄었지만, 구소련 지역인 독립국가연합(CIS)를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

    국내외 판매 비중은 2003년에는 8대2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6대4까지 좁혀졌다. 올해만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27% 정도 성장했다.

    이밖에 오뚜기의 마요네즈도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비중이 높다, 국내 시장에선 거의 사라진 코카콜라의 '암바사'도 러시아 등에선 절대적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 규제 피해 해외로…"살 길은 해외 뿐" = 국내 대형 유통업체나 외식기업은 식품업체와는 사정이 다르다.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던 이들은 `골목상권 지키기'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영업규제·출점제한 등으로 더 이상 외형 확대는 당분간 불가능한 상황이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주요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루는 셈이다.

    롯데마트는 휴일의무 휴업이 본격 시행된 올해 국내 점포수 증가는 4개에 불과한 반면, 해외 출점은 2배가 넘는 10개에 달했다.

    한창 성장기에 있던 2010년 국내 매장 증가 수가 21개, 해외 증가는 3분의 1 수준인 7개에 불과했던 것과 선명한 대조를 보인다.

    매출 신장률도 올해 국내 매출은 지난달 기준 전년보다 -4.9%로 유례없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해외는 대부분 고른 한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마트 측은 "영업규제 이후 국내 출점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해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공격적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며 "외국의 경우 출점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미국·중국·영국·일본 등 6개국에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매장 수는 이보다 적은 11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비고의 국내와 해외 매장 수는 모두 11개로 같았지만, 올해 해외에서는 추가 출점이 이뤄진 반면 국내에서는 한 개도 새 점포를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푸드빌은 최근 `씨푸드오션' 사업을 접고, 제빵브랜드인 `뚜레쥬르'도 당분간 추가 출점자제 입장을 밝히는 등 국내에서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왔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출점제한에 막혀 사실상 해외 매장 확대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의 올해 해외 출점수는 모두 39개로 국내 37개를 눌렀다.

    파리바게뜨의 해외 출점이 국내를 앞지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출점제한의 직격탄을 맞기 직전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매년 수백 개씩 증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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