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의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는 18일 존속살해·살인·사체유기·사체손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A(29) 씨에 대해 공소사실 일체를 유죄로 인정한 배심원 평결을 받아들여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 중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이는 공범인 아내의 잘못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살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이 치밀했으며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방법이 잔혹했다"고 판시했다.
또 "수사과정에서 반성은커녕 형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적극적인 태도를 안 보여 수사를 어렵게 했다"며 "법정에서도 숨진 아내에게 어느 정도 책임을 묻고 피해자인 어머니와 형보다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나이가 어리고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이지만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의 한과 사회에 끼친 충격을 고려하면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앞서 최후 변론에서 "구치소에 들어온 첫날부터 단 한 순간도 살겠다는 의지가 없었으나 이모가 찾아와 살아야 한다고 말해줘 가족의 소중함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A 씨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수법이 잔인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아내의 지시에 의해서만 범행했다고 볼 수 없고 성인인 피고인의 의사결정에 따른 범행"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 전원이 A 씨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배심원 8명이 사형을, 나머지 1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전날(17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된 A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이틀에 걸쳐 진행돼 이날 오후 7시 30분쯤 A 씨에 대한 사형선고와 함께 끝났다.
A 씨는 모친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지난 8월 13일 인천시 남구 용현동 어머니 B 씨 집에서 B 씨와 형(32)을 각각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아내 C 씨와 함께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 각각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