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같아라' 하현용(가운데) 등 LIG손해보험 선수들이 19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구미=LIG손해보험)
'NH농협 2013-2014 V리그' LIG손해보험-대한항공전이 열린 1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 똑같이 4연패 중으로 두 팀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처지였다. LIG는 3승8패 6위, 대한항공은 5승6패 4위로 처져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문용관 LIG 감독은 상대적으로 밝았고,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자못 비장했다.
문감독은 "선수들에게 너무 승부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그분이 오신 것처럼 즐겁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오늘 이기면 5할 승률을 맞추고 3라운드를 맞을 수 있다"면서 "범실에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즐기는 자는 당할 수 없다고 했던가. LIG가 절박한 대한항공을 잡았다.
LIG는 홈에서 열린 2라운드 최종전에서 대한항공에 3-1(28-26 28-26 20-25 25-20) 승리를 거뒀다. 최근 4연패를 끊으며 지난 1라운드 원정 패배를 되갚았다. 승점 14로 4승8패 동률인 한국전력(승점 12)를 끌어내리고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주포 에드가가 양 팀 최다인 32점을 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노장 이경수도 든든한 수비를 펼치면서도 알토란 공격으로 11점을 올리며 거들었다. 하현용(11점), 이강원(10점)도 동참했다.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은 속절없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승점 16(5승7패)에서 제자리걸음하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3위 우리카드(승점 23)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포 마이클이 공격 성공률이 38.7%에 머물며 25점에 그쳤다.
▲LIG, 1·2세트 후반 뒤집기 승인
'김요한 빨리 돌아와!' LIG손해보험 에드가(오른쪽)가 19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곽승석의 블로킹을 상대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구미=LIG손해보험)
LIG의 뒷심이 돋보였다. 1세트 LIG는 중반 이후 2~3점 차 리드를 줄곧 좁히지 못했다. 세트 후반 21-2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4연패 동안의 모습이라면 맥없이 무너질 만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패배의 부담감에 무거워지기보다 밝은 표정으로 몸놀림이 가벼웠다.
에드가의 후위 공격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쏜 LIG는 상대 마이클의 공격 범실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듀스 접전으로 이어진 26-26에서 정기혁의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잡고, 8번이나 진행된 랠리 끝에 에드가의 후위 공격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도 마찬가지였다. LIG는 세트 후반 20-23, 3점 차로 뒤져 있었다. 상대 서브, 터치네트 등 잇딴 범실과 에드가의 강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역시 26-26 듀스 접전에서 노장 이경수의 귀중한 오픈 강타와 상대 세터의 범실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3세트를 내준 LIG는 4세트 중반까지 접전을 이어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6-16에서 에드가가 마이클의 공격을 블로킹하고, 이후 20-19에서 이경수가 어려운 오픈을 성공시켜 승기를 잡았다. 결국 24-22에서 상대 곽승석의 범실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흥국생명 바실레바, 女 1경기 최다 57점 맹폭 흥국생명 바실레바는 도로공사와 성남 원정에서 무려 57점을 쏟아부어 역대 여자부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세우며 3-2(22-25 25-19 25-23 20-25 15-13) 역전승을 이끌었다.
블로킹 4개, 서브 득점 2개를 올린 바실레바는 공격 성공률도 57.95%에 이르렀다. 3연패에서 벗어난 흥국생명은 승점 13(5승6패)으로 도로공사(4승8패)와 동률을 이뤘으나 승수에서 앞선 4위로 올라섰다.
종전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55점)인 도로공사 니콜은 이날 공격 성공률 37.33%로 34점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