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부 장관(노컷뉴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화가 단단히 났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이후, 12개 부채관리 중점관리대상으로 지목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들의 부채감축, 방만경영 개선계획을 받아 직접 평가한 결과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발표 당시 12개 부채 관리 중점관리대상 가운데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한전(발전자회사 포함)과 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5개나 포함됐다.
20개 방만 경영 중점관리대상에도 지역난방공사, 원자력안전기술원, 무역보험공사, 강원랜드, 가스기술공사, 한전기술 등 7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윤 장관은 23일 오전 한전 등 산하 41개 공공기관장 등을 긴급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개선을 위한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
윤 장관이 직접 소집한 공공기관장 간담회는 정권 초반인 지난 4월 2일 이후 두 번째다.
윤 장관은 "공공기관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직시하고,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하에 변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윤 장관은 또 "에너지공기업을 중심으로 산업부에 제출한 부채감축, 방만경영 개선계획을 직접 평가한 결과 기관장들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없고, 실천의지도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 장관은 에너지공기업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에너지공기업이 제출한 개선계획은 기관장 임기 내에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1월 중에 계획을 보완해 제출하라"면서 "임기 내에 부채감축이 가시화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분기별 실행계획까지 담아 이를 토대로 집행실적을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 등="" 무분별한="" 해외자원개발="" '경고장'="">가스공사>윤 장관은 이어 "부채감축, 방만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 실행력이 부족한 기관장은 임기에 관계없이 조기에 교체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또한 윤 장관은 "내년을 공공기관 경영정상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공공기관 경영구조 개선을 직접 챙기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부 공기업을 겨냥해서는 "발전소 건설 등으로 투자가 불가피하나 투자재원 조달과정에서 부채증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기관장 책임하에 창의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장관은 "공공기관 재무구조 개선은 현 재무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내년초 결산시 해외사업 등 보유 자산의 엄격한 재평가를 통해 손실이 발생한 부분을 정확히 재무제표에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신규사업 타당성 검증을 강화하고, 자산 구조조정, 자회사의 과감한 정리 등 획기적인 부채 감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등의 무분별한 해외자원개발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윤 장관은 "해외사업을 위해 운영중인 해외지사 정리 및 공동 운영, 발전자회사의 연료 공동 구매 확대 등 추가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발전회사 등 에너지공기업은 본부인력의 최소 20%이상을 현장으로 재배치하고, 인력증원도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기능인력 중심으로 충원하도록 주문했다.
또한 한전과 가스공사 등 부채 중점관리 대상기관과 원자력안전기술원, 무역보험공사 등 방만경영 우선 개선 대상기관은 4대 보험료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한 경상경비를 10% 이상 절감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간담회 발언 내용 모두 장관이 직접 꼼꼼히 챙겼다"며 "공공기관들의 자구 노력이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돼 작정하고 세게 발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 9조원="" 규모의="" 자구="" 계획="" 마련="">조환익>간담회에 참석한 공공기관들은 현재 마련중인 부채 감축, 방만경영 계획을 재검토해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번 발표안보다 2조원 더 허리띠를 졸라맨 8조 8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