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캐롤라인과 딸 엠마)
아일랜드의 10대 소녀가, 약사가 처방전이 없다는 이유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아드레날린 주사를 팔지 않아 길거리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호주의 헤럴드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엠마 슬로언(14)은 지난 18일 밤 수도 더블린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사테이(satay, 고기에 땅콩 소스를 쳐서 구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요리) 소스를 카레 소스로 착각해 먹은 뒤 땅콩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이 아이는 엄마 캐롤라인(40)에게 숨쉬기가 어렵다고 말했고, 엄마는 딸과 함께 급히 모퉁이를 돌아 한 약국에 도착했다.
그러나 약사는 캐롤라인에게 처방전 없이는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치료 주사인 '에피펜(EpiPen)' 주사를 줄 수 없다며,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도록 했다.
엄마는 결국 약국을 나설 수밖에 없었고, 아이는 곧 오코넬 거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 요원과 소방대원들 뿐 아니라 지나가던 의사까지 아이를 소생시키려고 노력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캐롤라인은 “내 딸은 거리 모퉁이에서 군중들에 둘러싸인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 딸아이는 알레르기 환자여서 평소 아주 조심했다. 내 아이가 어떻게 땅콩 때문에 죽을 수 있다는 말이냐”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