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출전한 전태풍. 이 때까지만 해도 트레이드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태풍이 오리온스 소속으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됐다 (사진 제공=KBL)
성탄절 분위기에 한껏 들뜰 창원 코트에 '태풍'이 몰아친다.
25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창원 LG와 부산 KT의 경기는 리그 최고의 공격형 가드 전태풍이 KT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경기다.
KT는 최근 우여곡절 끝에 고양 오리온스와의 4대4 트레이드를 매듭지었다. 예정대로 전태풍과 김승원, 김종범, 랜스 골번을 영입했고 김도수와 장재석, 임종일 그리고 앤서니 리처드슨을 오리온스에 내줬다.
오리온스는 새롭게 달라진 팀으로 이미 경기를 치렀다. 지난 2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63-58로 이겨 가능성을 보였다.
이제 전태풍을 영입한 KT가 경기를 치를 차례다.
KT는 하루빨리 경기 날짜가 오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올스타 휴식기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 트레이드 발표 이후 김도수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트레이드가 사실상 무산됐다가 극적으로 재합의를 이루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고의냐 과실이냐를 두고 말이 많았고 KT의 치명적인 실수를 향한 비난도 끊이질 않았다.
어쨌든 이번 트레이드는 KT가 오리온스에게 추가 보상을 해주기로 약속하면서 마무리됐다.
트레이드가 발표된 뒤 오리온스 시절 팀과 맞지 않았다고 고백한 전태풍은 지난 22일 올스타전 당일 알려진 트레이드 무산 위기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이 보유한 공격적인 성향과 자유분방한 플레이를 봉인할 때가 많았다. KT는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계획이다.
전창진 KT 감독은 "그동안 공격 옵션, 특히 5대5 공격을 할 때 문제가 있었다. 전태풍이 오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처드슨은 평균이 없는 선수였다. 전태풍은 평균을 꾸준히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또 전태풍은 동료를 살릴 줄 아는 선수라 조성민이 확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팀 LG에게 달라진 KT는 분명 까다로운 상대다. 아직 손발이 맞진 않겠지만 어떤 색깔을 보여줄 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변수다. 선수단은 그렇게 느낀다. 그런데 마케팅 팀의 생각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전태풍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티켓 파워'를 가진 몇 안되는 선수 중 한명이다. 전태풍을 영입한 KT에 대한 궁금증, 그가 예전의 화려한 기량을 다시 선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미 트레이드 발표 이전부터 크리스마스 경기에서 역대 팀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워보겠다고 목표를 설정한 LG에게 전태풍은 반갑지만 동시에 무서운 손님이다.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LG는 지난 14일 울산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7,181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신기록 경신의 희망을 높였다. 역대 팀 최다관중 기록은 지난 2008년 크리스마스에 열린 전주 KCC전으로 당시 8,115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LG는 이날 최다관중 기록을 돌파하는 8,116번째 입장 관중에게 LG G2폰을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창원 실내체육관의 좌석수는 5,350석. 입석으로 입장하는 모든 관중에게는 29일에 열리는 전주 KCC와의 다음 홈경기 때 무료 입장권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