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 간 유혈사태가 벌어진 남수단에서 정부군이 반군 거점 가운데 하나인 종글레이주 보르시를 탈환했다.
또다른 반군 거점인 벤티우시에서는 대규모 시신 더미가 발견됐으며 수도 주바에서는 정부군이 가택 수색을 하며 살인과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정부군이 보르시를 탈환했다"며 "현지에 남은 반군세력에 대한 소탕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앞으로 북부 유전지대 유니티주의 주도 벤티우시를 탈환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는 또다른 유전지대인 북동부 어퍼나일주에서도 벌어지는 등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벤티우에서 대규모 시신 더미가 발견됐으며 주바에도 적어도 2개의 대규모 무덤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필레이 대표는 성명에서 "유엔 직원이 벤티우의 학살 현장을 방문한 결과 34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또 (정부측) 딘카족 군인 74명이 실종돼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바에서는 정부군이 가택 수색을 벌이며 반군이 지지하는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출신 부족인 누에르족을 살인하고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정부군에 체포됐다 탈출해 유엔 기지로 대피한 목격자 2명은 "정부군이 누에르족을 목표물로 삼아 250여명을 경찰서로 끌고 가 총살했다"고 AFP에 말했다.
이번 유혈사태가 벌어진 이후 전국적인 사망자 집계는 아직 500명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토비 랜저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수천명은 숨졌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같은 대량 학살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남수단 유엔 평화유지군을 현행 7천명에서 1만2천5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 파견 경찰 인력도 현재 900명에서 1천30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남수단 정부 측과 반군 측의 대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키르 대통령은 전날 반군세력에 "조건없이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마차르 전 부통령도 이날 대화 제의를 수용할 준비가 됐다며 회담 장소로 이웃한 에티오피아를 제안했다.
하지만 마차르 전 부통령은 "민주주의적 자유와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며 키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