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추문 은폐 혐의 고위 성직자 석방

사제들의 어린이 성추행을 은폐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1년 6개월간 복역해 온 미국 필라델피아 가톨릭 대교구의 몬시뇰(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 윌리엄 린이 판결 파기로 26일 석방명령을 받았다.

린 몬시뇰은 미 가톨릭계의 성 추문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된 최고위 성직자이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필라델피아 대교구 관내 성추행 사건 조사업무를 담당했던 린은 수시로 문제가 있는 사제를 다른 교구로 발령내는 등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주 상급법원의 3명 판사 재판부는 전원일치로 판결을 파기하고 석방을 명령했다.

검찰은 43페이지에 이르는 재판부의 판결파기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검찰 상고 절차가 종결될 때까지 석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린 몬시뇰 측의 토머스 베르그스트롬 변호사는 "그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뒤집어쓰고 18개월을 복역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린 몬시뇰 측은 그동안 검찰이 적용하려한 법은 부모와 어린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며 감독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주장을 펴 왔다.

올해 62세의 린 몬시뇰은 어린이를 위험에 처하게 한 죄로 3~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린 몬시뇰의 지지자들은 어린이 성추행 추문에 관련이 있는 추기경 2명이 기소되지도 않는 등 상황에서 린 몬시뇰이 가톨릭계의 속죄양이 됐다는 주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