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2014년 최대 정책과제로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을 내걸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으로 궁지에 몰려 국면 전환이 절실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으로선 `최저임금 인상' 정책만 한 반전 카드가 없다는 전략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진영은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앞으로 `투트랙'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연방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2015년까지 현재 7.25달러에서 10.10달러로 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 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주(州) 차원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쟁점화해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유도할 심산이다.
여건은 나쁘지 않다.
지난달 CBS의 여론조사를 보면 당적에 관계없이 최저임금 인상을 선호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당파의 경우 64%가, 공화당 지지자는 57%가 각각 최저임금 인상을 선호했다. 또 스스로 중도온건파라는 응답자의 70%도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했다.
반면에 공화당 지도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공화당·오하이오)은 "왜 우리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인력고용을 더 어렵게 만들어야 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있을 2014년 신년 연두교서에서 소득불평등 화두를 꺼내 들고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히 밀어붙일 작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최저임금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부각하려는 것은 선거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실례로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던 미주리주와 몬태나주에서 2006년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아칸소주, 알래스카주, 사우스다코타주 등에서 치러질 내년도 상원의원 선거에서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내걸고 반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미국 연방수도 워싱턴 인근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근 잇따라 최저임금을 연방정부 최고수준으로 인상해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