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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

    러시아, 대양해군 복원에 본격 시동

    • 2013-12-31 14:34

     

    냉전 당시 한때 미국 해군에 필적하다 소련 붕괴로 약화한 러시아 해군이 최근 증강 조짐을 보이면서 대양해군력 복원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전문가가 지적했다.

    미 해군대학 부설 유럽-러시아연구단의 토머스 페디진 단장은 보수 성향의 국제안보 문제 전문 계간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 최신호에 실린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해군력 증강 징후는 적극적인 함정 건조 계획에서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현대화와 장비 증강을 통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향상 구상의 하나로 오는 2020년까지 모두 4조 루블(14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상함과 잠수함을 새로 건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러시아 전체 군사 장비 구매 예산의 4분의 1이나 되는 이 예산은 예전 함정 건조 예산보다 몇 배나 많은 데다 미 해군 함정 건조 예산의 절반가량 차지한다는 것이 페디진 단장의 설명이다.

    소련 붕괴 이후 지난 20년가량 노화한 국영 조선소는 민영화돼 주로 수출용 함정을 건조해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최근에는 소형 조선소들을 폐쇄하고 나머지는 중앙 통제하고 있다.

    모두 18척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 가운데 우선 고르쉬코키(Admiral Gorshkov)급 프리깃함과 관련한 '22350 계획'이 눈에 띈다. 현재 다섯 척이 상떼페트레부르크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며, 오는 2018년 이전까지 세 척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11356 계획'으로 알려진 그리고로고비치(Admiral Grigorovich) 잠수함 계획과 관련해서는 발트해 연안 조선소에서 오는 2016년까지 매년 한 척씩 건조돼 인도된다. 또 스텔스 기능을 갖춘 스트레거쉬(Steregushchiy)급 코르벳(호위함) 건조사업('20380 계획')도 두 조선소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코르벳함과 미사일 순시정들 가운데 상당수는 내해나 마찬가지인 카스피해에 배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눈여겨볼 것이 바로 잠수함 분야다. 러시아 해군은 이미 보레이(Borei)급 핵잠수함 1번함인 유리 돌고루키함을 실전 배치했다. 또 2번과 3번함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함과 블라디미르 모노마크함도 현재 시험 항해 중이다. 모두 8척의 보레이급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955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20년까지 모두 8척의 야센(Yassen)급 다목적 공격용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885 계획'의 첫 산물인 세베로드빈스크함 역시 시험 항해 과정을 거치고 있다.

    디젤 잠수함 분야도 눈여겨볼 만하다. 문제가 많은 라다(Lada)급 잠수함 건조 대수를 3대로 줄이는 대신, 개량형 킬로(Kilo)급 잠수함 건조 사업 '636 계획'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개량형 킬로급 잠수함은 러시아 해군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및 알제리 해군에도 인도될 가능성이 크다.

    소련 해체 이후 급감했던 대양해군의 면모도 일신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까지 러시아 해군은 전 세계 96개의 항구에 기항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35% 증가한 셈이다. 해군의 대비 태세를 잘 보여주는 시간도 전년대비 15%나 개선됐다.

    러시아 해군은 외국 해군과 정기 훈련을 통해 전투 기량을 키워나가는 한편, 수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함정을 과시하기도 한다. 대양 투사력은 특히 지중해와 북극해에서 두드러진다. 냉전 당시만 해도 소련 해군은 특정일에 30∼50척의 함정을 지중해에 투입했지만, 소련 해체 이후 지난 20년간에는 이런 모습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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