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윤창원기자
계사년이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간 벼랑 끝 ‘외촉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는 31일 국정원개혁특위의 국정원 개혁법안 가결과 73개 미쟁점 법안 본회의 처리, 세법개정안 기획재정위 소위 의결 등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이 강력한 암초로 길을 가로막고 있다.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외촉법 처리에 반대하면서 본회의 의사봉은 하릴없이 올해도 ‘제야의 종’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연쇄적으로 열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강경파들은 ‘외촉법 불가’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박영선 위원장.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특히, 국회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박영선 위원장은 "재벌 특혜법인 외촉법 만큼은 내 손으로 상정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잠자다 깨어나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입에 물려주면 울음은 그치지만 치아는 썩는다”면서 “IMF 이후 지주회사법을 통해 재벌 경제력 집중 현상을 막아 10대 무역 국가가 될 수 있었는데 이 법을 흔들면 건강한 경제 근간 자체가 바뀐다”고 비판했다.
또 “굳이 법을 고쳐달라는 건 돈 받고 법을 팔아먹는 거나 같다”면서 “새누리당 의원들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 사람이 없는데 민주당이 달아야 한다’며 외촉법 처리를 막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촉법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재협상 요청이 커지면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를 만나 절충에 나섰지만 외촉법 처리가 안되면 국정원개혁법 처리도 없다는 반응만 돌아왔다.
이에 곤혹스런 민주당 지도부는 외촉법 처리만 새해 2월로 미루자고 제안했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안도 함께 2월로 미루고 예산안과 법안은 이날 처리하자는 역제안을 내놓았다.
여야가 외촉법을 놓고 답이 안보이는 줄다리기를 벌이는 동안 시계침은 쉴새없이 2014년 갑오년으로 향해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