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영 전 행정관.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개인정보 유출을 부탁한 인물에 대해 조오영 청와대 행정관이 또다시 말을 바꾸고 새로운 인물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조 행정관의 진술에 의지한 이번 수사는 갈수록 오리무중에 빠지게 됐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행정관은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군의 가족관계등록부 내용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사람에 대해 두번째로 말을 바꿨다.
애초 조 행정관은 김장주 안전행정부 국장을 거론했다가 검찰 조사 결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말을 바꿔 전 정권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신학수씨를 지목했다.
하지만 신 전 비서관도 대질심문을 했지만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개인정보 확인을) 부탁한 적도 없고, 기가 막힌 일이다"라며 "(대질심문에서) 나를 못 쳐다보죠.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죠. 관련 없는 사람을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 돼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행정관이 신 전 비서관을 지목한 것도 신빙성이 낮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조 행정관은 검찰의 추궁에 새로운 제3의 인물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물은 조 행정관이 서울시나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람으로 이명박 정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조 행정관이 진짜 윗선을 감추기 위해 거짓 진술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수사가 조 행정관의 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다보니 결국 위선을 밝히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조 행정관이 이리저리 말을 바꾸며 수사방향을 흩트리는 것은 '보이지 않은 손'이 배후에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 조 행정관이 받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가족관계등록부법 위반 혐의로는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