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행복주택 14만가구를 짓기 위해서는 12조 5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부는 3조 7천억원만 재정으로 충당할 계획이어서 토지주택공사(LH)가 또 거액의 부채를 짊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부채 141조원에 하루 이자부담만 100억원으로 부채에 짓눌릴 지경이지만 행복주택 부채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 계획을 줄여 행복주택 14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하고 시범단지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공사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행복주택 재원 12조원으로 될까?
목동 유수지 뒤로 목동 중심축 상가가 보인다.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밝힌 행복주택의 평당 건축가격은 659만원으로 가구당 공급면적이 44.96제곱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14만가구를 건립하는데는 순수하게 건축비만 12조 5천여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목동이나 송파 등 유수지에 건립되는 행복주택은 연약지반을 보강하고 기초구조물 설치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2조 5천여억원 가운데 30%인 3조 7600억원을 재정으로 충당하고, 40% 5조원 가량은 국민주택기금 대출, 나머지 3조 7600억원은 입주민 임대비용이나 지자체, 토지주택공사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9일 "행복주택을 LH가 지으라고 하면 부담이 되지만 재원의 70%까지 정부가 지원하고 10~20%는 입주민이 부담하면 나머지 부분만 사업시행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업비가 증가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이 LH본연의 업무"라고 덧붙였다.
공기업 통폐합 전 주택공사의 설립취지는 '국민들에게 싼 주택을 지어 공급한다는 것'이었지만 정권이 바뀔때마다 충분한 재원대책 없이 임대주택 물량을 떠맡기다 보니 LH공사의 부채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 감당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 LH 부채 141조원 하루 이자만 100억원
LH아파트 공사 현장.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자료사진)
총부채 141조원 가운데 주택임대사업으로 묶인 돈이 42조 2천억원이고, 이 가운데 금융부채가 29조 5천억원이나 된다. 여기에 국민주택기금 등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부채는 모두 LH몫으로 매달 꼬박꼬박 이자를 갚아야 한다.
토지주택공사(LH)가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무려 3000억원, 일 단위로 환산하면 매일 100억원씩을 갚아 나가는 형편이다.
임대주택사업은 일단 돈을 들여 집을 짓고 임대가 이뤄지면 36년 이란 기간 동안 투자금 회수가 원천 불가능한 사업으로 부채의 대부분은 주택사업에서 비롯됐다.
주택임대사업에다 보금자리주택사업으로 지게된 부채 25조원을 더하면 67조 2천억원으로 LH 전체 부채의 47.4%를 차지한다.
정부는 행복주택 건설에 12조 5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정부사업이 진행될수록 사업규모가 눈덩이 처럼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이고 보면 얼마나 규모가 늘어날 지 알 수 없다.
토지주택공사가 역대정권들의 공약사업에 동원되고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되면서 이 회사의 다른 사업에 주름이 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 "과도한 부채 택지조성 졸속의 원인"토지나 택지조성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빚 갚기'에 바쁘고 또 매일매일 빚 갚을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다 보니 '명품신도시'나 '명품택지' 조성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됐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고 이는 택조조성사업이 졸속으로 흐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