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파트, 대공수사권 폐지가 핵심
- 정보권력 집중탓 정치개입 유혹
- CIA, 모사드는 해외정보에 전념해
- 제왕적 대통령제 역사적 시효 끝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31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국정원 개혁안, 오늘 여야 합의로 일단 마련이 됐습니다. 국정원 개혁특위 전체회의 통과를 했죠. 결국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합의를 통해 통과가 된 건데요.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를 좀 연결해 볼까요? 심 대표님, 안녕하세요.
◆ 심상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합의된 안, 어떻게 흡족하세요? 어떠세요?
◆ 심상정> 국정원 개혁안이요?
◇ 정관용> 네.
◆ 심상정> (웃음)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안 되듯이 사실 그동안에 국정원이 법에 허용돼 있어서 국내정치에 개입을 하고 또 국민들을 상대로 사이버심리전을 한 거냐, 그 점을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가장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 1년 내내 제기됐던 것은 다시는 국정원과 같은 국가기관이 국내정치 개입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된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심상정> 그래서 핵심이 대공수사권하고 국내정치 파트를 폐지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이에요. 이게 몸통인데. 이건 내년으로 넘겨서 1차 과제로 놔두고.
◇ 정관용> 2월까지 논의하자 이렇게 돼 있죠?
◆ 심상정> 네. 그리고 오히려 그 핵심 몸통 과제의 부속 사안들 그것만 1차로 그동안 논의를 한 거죠. 그런데 그 논의 결과를 보더라도 지금 저희가 가장 나온 안들 중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국정원의 심리전단에 대해서.
◇ 정관용> 사이버심리전 부분?
◆ 심상정> 네, 사이버심리전단에서 국정원장이 구두로 재발방지 선언하는 것으로 그쳤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거는 그럴 것 같으면 지금까지 우리가 1년 내내 이렇게 싸운데 대해서는 너무나 결과가 미흡한 것 아니냐. 그런 문제제기를 강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정부기관 출입제한 조치라든지. 또 정치개입이나 이랬을 때 처벌을 강화한다든지 내부고발자제도를 좀 만든다든지 이런 건 좀 진일보한 것 아닌가요?
◆ 심상정> 네, 예전보다야 그런 조항들은 진일보했다고 보는데요. 저희가 보는 문제인식은 그게 이제 국내파트와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가 가닥이 지어지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서 정리될 문제라고 저희는 보는 거죠. 그래서 지금 외국 같은 데도 그렇지만 정보 권력에 집중해서는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다 기능들을 분산해 놓지 않습니까? 미국 같은 데도 CIA와 FBI가 국내와 국외로 분류해 있고. 또 이스라엘 같은 데 모사드 같은 경우도 해외정보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국내정치 파트를 완전히 폐지해서 정치개입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된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조항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 정관용> 2월까지 논의를 일단 미뤄뒀는데 거기는 별로 기대를 안 하시는 겁니까? 어떠세요?
◆ 심상정> 그래서 1차 과제에서 여러 가지 기왕에 여야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합의한 것조차도 후퇴된 상황을 보면 두 가지 몸통 과제가 과연 제대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적이죠.
◇ 정관용> 그런데 현실이 있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가지고 있고 새누리당은 국내파트 폐지나 대공수사권은 이관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인데 이것도 어떻게 현실적으로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변수 아닌가요?
◆ 심상정> 물론 정치라는 게 힘이 없으면 안 되는 거지만 그러나 이제 저는 일단 국정원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도 가장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 정관용> 이걸 먼저 했어야 된다?
◆ 심상정> 먼저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나. 그래서 그 문제를 논의하다가 보면 서로 입장차이도 커지고 또 정치라는 게 국민들의 뜻을 반영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국정원 개혁과 관련된 이런 핵심적인 의제들을 놓고 저는 여론이 형성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 것을 좀 연계해가면서, 말하자면 합의 수준도 정리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지금 1차 과제에서 논의했던 이런 수준의 문제들은 오히려 좀 더 손쉽게 정리될 수 있지 않았겠나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대목에서는 핵심이 되는 대공수사권이나 국내파트 부분을 2월 논의과제로 넘겨둔 민주당의 전략에 조금 불만이시겠네요?
◆ 심상정> (웃음) 애들 많이 쓰고 계신데. 좀 아쉬움은 있습니다. 처음부터 국정원 개혁특위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국정원 국정조사 때부터 결국은 정보 권력의 집중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은 다 공유하고 있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우리나라 국정원이 해외대북 정보활동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정보수집, 대공수사권까지 다 이렇게 갖고 있으니까. 세계 어떤 기관보다도 그런 막강한 힘을 갖고 있으니까 국내정치 개입의 유혹을 버릴 수 없었다고 봐요. 그게 핵심 문제라고 봅니다.
◇ 정관용> 민주당도 애초에는 이제 국내파트 폐지, 이런 목소리를 내다가 아마 특위구성을 합의하면서는 현실 가능한 것부터 챙기자, 이렇게 전략을 수정한 것 같은데 거기에 좀 아쉬움을 표명하셨고. 오늘 2013년 마지막 날이니까 우리 정의당 원내대표로서 금년 1년에 우리 정치, 몇 점을 주시겠어요?
◆ 심상정> (웃음)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기는 것은 적절치 않고. 너무나 국민들께 큰 걱정을 끼쳐드린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살림살이도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정치가 도움도 되지 못하고 걱정만 안겨드려서. 저도 아주 지역구 다니면서요, 내내 혼 많이 나고 다녔거든요. 석고대죄 하는 그런 자세로 2014년 국정에 임해야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한 일간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신년기획 여론조사를 보니까 ‘국회의원 잘 못하고 있다’가 뭐 거의 90%에 육박하더라고요.
◆ 심상정> 그런데 그동안에는... 그동안에도 국회에 대해서 많은 불신이 있었지만, 국회가 이렇게 1년 내내 파행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중간 중간에 가다가 막힐 때는 있었지만. 1년 내내 사실 국회가 열린 것보다는 중단돼 있던 시기가 훨씬 더 많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국민들 마음도 많이 급하시고. 또 그렇게 국회가 문 닫고 있으니까 시급한 민생의제들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죠. 그런 점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큰 비판을 받아도 저는 할 말이 없는 정치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여야, 대통령, 모두가 다 좀 반성해야 될 것 같고요. 내년 지방선거가 있는데 지금 어떤 전략으로 임하실 건지, 특히 민주당 게다가 안철수 신당 또 정의당, 야권분열 우려도 많고. 어떤 전략으로 임하실 건가요?
◆ 심상정> 그런데 아무래도 올해가 너무 좀 험난한 한 해였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오늘을 지나놓고 새해부터 고민들이 시작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야권분열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그것도, 그러나 문제를 좀 근본적으로 봐야 된다고 봐요.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분열하지 말아라가 아니고,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기존에 어떤 기득권 정치, 또 대결과 분열의 정치를 뛰어넘어서 새로운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정치를 만들어가자, 이게 국민들의 뜻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 동안에 민주당... 국민들의 불신을, 말하자면 야권연대라는 방식으로 돌파해 온 기존의 어떤 그런 방식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지금은 반세기 이상을 이어온 제왕적 대통령제, 양당의 독점구조, 이런 현재의 어떤 정치체제는 저는 역사적 시효가 끝났다고 봐요. 근본적인 정치체제의 개혁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정치의 질서를 재편해 나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그 비전 속에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룰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 정관용> 기존 선거와 같은 그냥 단순 야권연대로서는 안 된다?
◆ 심상정> 네. 근본적인 정치 혁신에 국민들의 주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경쟁과 협력의 관계가 돼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는 이제 내년 초부터 고민에 들어가셔야 될 것 같고요.{RELNEWS:right}
◆ 심상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네, 심상정 원내대표 한 해 동안 수고하셨고요.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심상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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