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개혁'을 올해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제시하며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대한 고강도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강력한 신호음을 발신했다.
올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의 지도부가 집권 2년차를 맞고 1949년 사회주의 중국을 건설한 지 65주년이 되는 해로 그 어느 해보다도 중요한 한 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작성한 '당의 3중전회(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정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통일시키자'는 제목의 글을 톱뉴스 중 하나로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3중전회가 끝난 뒤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글은 3중전회에서 결정된 각 개혁방침이 담고 있는 정신과 구체적 목표 등을 비교적 알기 쉽고 진솔하게 정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이 글에서 지도부가 3중전회에서 '국가통치체계와 통치능력 현대화'를 전면개혁의 총 목표로 설정한 배경에 대해 국가통치시스템이 여전히 불완전한 상황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당과 국가, 사회의 제도화, 규범화, 과정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주의국가와 같은 전혀 새로운 사회를 어떻게 통치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거 사회주의 역사에서는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지도부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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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3중전회에서 '시장이 자원 배분에서 결정적 작용을 하도록 한다'는 개혁안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주로 경제체제 개혁에 관한 것이지만 필연적으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당 건설 등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쟁·효율로 대표되는 시장기능을 정치영역에까지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앞으로 중국 정치제도가 어떤 변모를 거듭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중국의 시장체제에 대해 "아직은 불건전하며 발육도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와 시장의 관계가 순조롭지 못하고 자원배치에서 시장이 효율적인 작용을 하는데 많은 제약이 존재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전면심화개혁과정에서 복잡하고 또 형량하기 어려운 이익문제들과 마주치겠지만 인민들이 도대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그리고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이날 일제히 '개혁'을 새해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오늘의 개혁을 내일의 발판으로 삼자'는 신년사에서 "개혁은 여전히 2014년 가장 사람들의 심령을 움직이는 시대의 강한 소리"라며 "2014년은 전면심화개혁의 첫해"라고 강조했다.
중국 준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건국 65주년을 맞으며 기득권이 이미 형성됐고 점점 공고해지는 가운데 각계가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추진될 분야별 개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점검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3중전회에서 마련된 개혁안 가운데 '단두얼하이'(單獨二孩 = 부부 중 어느 한 쪽이라도 독생자이면 아이를 2명 낳을 수 있는 제도)는 1천500~2천만 쌍의 부부에게 적용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인구정책에 획기적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집권 후반부터 계속 미뤄진 소득분배 개혁도 저소득층 수입을 높여주고 양로보험 제도 개선 등 각종 사회보장 체계를 손질하는 방법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에 시행되는 전국 부동산에 대한 통합 등기제도도 새 지도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패 척결에서 또 하나의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중국신문사는 2020년까지 1억 명의 도시진입 농촌인구의 도시호적 취득, 1억 개의 도시 판자촌과 농촌주택 개량, 1억 명의 서부지역 인구 도시화 등 3가지의 '1억 목표'를 제시한 신형 도시화도 올해가 새로운 추진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득권 반발이 예상되는 국유기업 개혁 추진도 다른 때보다 올해 더욱 속도가 붙고 대학 입시제도 개혁, 고위층 부패 척결, 실전 능력을 중심으로 한 강군 육성, 대만과의 '양안(兩岸) 문제' 논의 등에서도 진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