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4일 전국 피겨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애절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양=송은석 기자)
2월 소치올림픽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에서 산뜻하게 출발한 '피겨 여왕' 김연아(24). 4일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에서 김연아는 완벽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치며 80.60점의 점수를 받았다.
역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사상 최초의 80점대 돌파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이 받은 78.5점을 넘는 역대 최고점이다. 다만 국내 대회에서 나온 점수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인을 받지 못한다.
김연아 역시 점수보다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친 데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좋은 점수 받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다른 선수들도 자국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점수에 대한 확대 해석을 짐짓 경계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 성적이고 이번 대회 점수를 빼고 연기 경기만 봤을 때 잘 했다"면서 "경기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을 얻고 침착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특히 "쇼트에서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다. 오늘은 100% 잘 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다만 점수에 대해서는 김연아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최고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게 밴쿠버올림픽 때였는데 그때가 전성기였다"면서 "그 이상의 점수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역대 최고점을 받은 것이다. 점수대로라면 밴쿠버올림픽 때를 능가하는 최전성기인 셈이다. 완벽한 연기를 펼친 데다 가산점인 수행점수(GOE)가 많았다. 첫 3회전 연속 점프부터 2.01을 받은 김연아는 가산점으로만 10.2점을 받았다. 가산점이 3.2점인 2위 김해진(과천고, 58.48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다.
워낙 차원이 다른 연기이기도 했지만 역시 국내 대회인 만큼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때 라이벌이던 아사다 마오 역시 일본 대회에서 200점 이상이 넘는 고득점을 받아 판정에 대한 의혹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김연아는 오는 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올림픽 리허설을 마무리한다. 김연아는 "점프는 스텝, 스핀보다 실수할 확률이 높다"면서 "점프에서 실수해도 마지막까지 스핀. 스텝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