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15년 전 사망한 여대생 유가족의 민원을 해결해 줌으로써 억울함을 풀어줬다"고 밝혀 이 사건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사건은 1998년 10월 16일 대학교 축제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성폭행당하고 나서 구마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숨진 정은희(당시 18세)양 사건이다.
당시 정양은 스리랑카 국적의 산업연수생들로부터 성폭행당한 뒤 도움을 청하려고 고속도로 위에 올라섰다가 덤프트럭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지만 경찰은 정양이 무단횡단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유족들은 청와대와 법무부, 인권위 등에 60여차례에 걸쳐 탄원서와 진정서를 냈지만 경찰의 재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족들이 인터넷에 정양의 추모홈페이지를 만들어 이 사건이 주목받았고 작년 5월 대구지검이 수사에 나서 성폭행범을 검거했다.
검찰이 당시 수거된 정양의 속옷에 묻어 있던 DNA와 일치하는 DNA를 가진 범인을 찾아내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당시 성폭행 정황을 확인했으면서도 수사를 덮어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전국 각지에서 청와대에 답지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 사건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유족들이 역대 정부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민원을 보내왔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민원을 접수하고 당시 경찰의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돼 다시 조사하도록 함으로써 가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이성한 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억울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며 "경찰이 더욱 철저하게 수사에 임해 잘못된 부분을 밝혀내도록 마음가짐을 다져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