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가 이르면 오는 3월 미국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남북관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남북미 3자 트랙 2' 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민간 차원의 대화를 뜻하는 '남북미 3자 트랙 2' 개최와 관련해 "3월 초순에 열 방침을 세워놓고 참석자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이달 말에 평양을 다녀오려고 한다"고 밝혔다.
`트랙 2' 회의는 박 교수가 재직 중인 조지아주 애선스 소재 조지아대에서 열리는 것이 확실시되며, 우리 측 참석자로는 여야의 유력 정치인과 북한 전문가들이 섭외 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참석자에 대해서 박 교수는 "북에 가기 전에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표할 만한 상황이 못된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주최 측이 북측 참석자를 정하지 못한 것은 지난달 장성택 숙청으로 인한 북한 지도부 교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0월에 조지아대에서 열린 1차 트랙 2에서는 북측에서 리종혁 조선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맹경일 아태평화위 실장과 북한 유엔대표부의 박철 참사관 등 9명이 참석했다.
당시 우리 측에서는 윤여준 전 의원과 백낙청 서울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박 교수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미국 방문이 이뤄진다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정부가 북한 측 인사에 대해 입국비자 발급을 할 지도 관심사다.
박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남북대화를 실질적으로 열어나가고 이것을 남북정상회담까지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북한을 기만성 있는 체제로 봐서는 안된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인도적 지원과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정치나 이념 이런 것은 민감성이 있으니까 개성공업단지 등 경제문제 위주로 남북관계계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트랙 2 회의를 할 때 특히 개성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북한 지도부 동향에 밝은 인사로 지금까지 50여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와 2010년 천안함 사태 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