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달말 새해 국정연설에서 '공정한 기회'(fair shot)를 올해의 국정운영 화두로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나는 이달말 국정연설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든 이들이 성공을 위한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경제를 만드는 국가적 임무를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노력하고 희생한 결과 우리 경제가 지난 5년간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 재건되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은 그에 맞는 적절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고, (공정기회를)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국민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우리 경제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지만 아직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경제를 계속 성장시키면서 더 많은 미국 국민이 성장 속에서 분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회복 과정에서 뒤처져서는 안되고 올해는 행동하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이달말까지 근로자, 기업 대표, 대학 총장 등을 잇따라 만나 이런 화두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 새해 국정연설에서도 부자증세를 골자로 하는 '버핏세' 도입 등을 제안하면서 경제적 평등과 공정한 기회를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년전과 달리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시 공정 화두를 꺼내든 것은 올연말 중간선거 승리와 나아가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겨냥해 서민·중산층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빈곤과의 전쟁' 선포 50주년을 맞아 로스앤젤레스 등 5개 빈곤지역을 이른바 '약속지대'(Promise Zone)로 지정하고, 의회를 상대로 장기 실업자에 대한 수당지급 연장안 처리를 촉구하는 등 '서민행보'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날 주례연설에서도 그는 장기 실업수당 연장안과 포괄적 이민개혁, 교육투자 등을 재차 강조하며 공화당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