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에서 단돈 7달러에 프랑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의 작품을 구입하는 횡재를 만났던 미국의 한 여성이 이를 박물관에 돌려주면서 신세한탄을 하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의 레오니 브링키마 판사는 전날 문제의 르누아르 그림의 소유권이 볼티모어 미술관에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브링키마 판사는 "이 그림이 60여년 전에 미술관에서 도난당했다는 증거가 충분하다"면서 "도난 사실이 확인된 만큼 현재 소유하고 있는 이가 어떤 경로로 구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가로 23㎝ 세로 14㎝ 크기의 이 그림은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마샤 푸쿠아(51·여) 씨가 2009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한 벼룩시장에서 7달러에 구입한 뒤 감정가가 최소 7만5천달러에 달하는 진품인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됐다.
그러나 2012년 이 작품이 볼티모어미술관에서 도난당했다는 보고서를 미국 경찰이 확인한 데 이어 푸쿠아 씨의 어머니가 도난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연방수사국(FBI)은 이 그림을 압수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관해 왔으며, 이번 판결에 따라 볼티모어미술관으로 반환한다는 계획이다.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푸쿠아 씨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빌어먹을"이라는 욕설을 던진 뒤 '실망스러운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도른 볼저 볼티모어미술관장은 "마치 60년전에 잃은 아들이 돌아온 것 같다"면서 "명확한 판결로 그림을 돌려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