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주요 종합일간지에서는 중국판 신흥 사이비종교인 전능신교를 소개하는 광고가 집중적으로 실렸다.
당시 이단 연구가들은 종말론을 주장하며 중국에서 사교로 지정된 전능신교가 한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언론매체를 이용한 사교 단체의 홍보 전략에 교인들이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이단 광고가 일부 교계 신문들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해 교계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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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기독언론사 가운데 하나인 국민일보는 최근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과 관련한 광고를 실어 구설수에 올랐다.
국민일보는 또 지난해 국내 10여개 교단들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다락방 류광수와 다락방 측 교회들에 대한 광고를 실어 교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산 바 있다.
광고 게재는 이단 세탁기관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한기총에 의해 면죄부를 받은 직후에 이뤄졌다.
이때문에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등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의 이단 해제 월권행위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단 광고를 싣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형택 목사(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여합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는 "국민일보가 이단옹호 행보를 보이는 한기총의 행태를 분별하지 못하고, 이단들의 홍보성 광고나 이단해제 광고를 싣고있다"며, "기독교매체로서의 공신력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제는 교계 신문들의 이러한 이단 광고 행태가 한 두 번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예장통합총회(총회장 김동엽)는 기독교신문과 로앤처치, 교회연합신문 등의 신문사들에 대해 무분별한 이단광고와 이단 옹호성 기사를 게재해 한국교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이유로 이단옹호 언론으로 규정한 바 있다.
교계 보수진영의 대표적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연합도 바른신앙수호위원회 차원에서 지난 2012년 10월 기독교신문 등 7개 신문사를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하는 연구물을 내놓고 한교연 소속 교회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더나아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박위근)은 지난해 말 이단 광고를 계속하고 있는 국민일보에 대해서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한교연은 국민일보가 여전히 한국교회를 현혹케하는 기사와 광고를 근절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구독 금지 등 제재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황인찬 목사(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 위원장)는 “교계 신문사들이 경제적 어려움때문에 (광고주가) 이단들임에도 불구하고 흘러들어오는 돈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 기독언론이 사는 길이고,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올바른 내용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교인들 역시 기독언론사가 수익창출을 위해 이단 광고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기독교 정체성을 구현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찬호 안수집사(예수열방교회)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전파해야 할 곳에서 돈 때문에 이단들의 광고를 싣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교계 정론을 펼쳐야 할 기독언론사가 이단 자본에 휘둘리면서 과연 한국교회를 이단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