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자료사진=KBL)
지난해 12월14일. SK는 KCC를 홈으로 불러들여 76-66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기고도 찜찜함이 남았다. 경기 도중 애런 헤인즈가 KCC 김민구를 고의로 밀쳤기 때문이다. 이기기는 했지만 헤인즈의 고의적인 가격으로 '실력 대 실력'으로 겨룬 경기가 아니게 됐다.
결국 헤인즈는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헤인즈 없이 4승1패를 거뒀지만 오히려 지난 9일 헤인즈가 복귀한 뒤 2승3패로 주춤한 상태였다.
KCC도 손해가 막심했다. 김민구가 다치면서 SK전을 패했고, 이후에도 김민구의 공백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김민구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부상 전에 보여줬던 임팩트있는 모습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물론 당시 당한 부상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허재 감독은 "많이 지친 것 같다. 대학리그와 플레이오프, 대표팀, 전국체전을 모두 치르고 KCC에 와서 거의 풀로 뛰었다"면서 "체력이 확실히 떨어졌다. 그래서 슛이 안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잠실학생체육관. SK와 KCC가 한 달 만에 다시 만났다. 경기 전 김민구와 헤인즈가 악수를 하며 화해했고, 이번에는 실력 대 실력으로 제대로 맞붙었다. 부담감으로 주첨했던 헤인즈도 4쿼터 제 몫을 다 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고, 김선형은 특유의 해결사 본능을 맘껏 뽐냈다. 김민구 역시 그동안 부진을 씻고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승자는 하나. SK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SK는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CC와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2-74로 승리했다. SK는 25승11패를 기록, 단독 선두 모비스(25승10패)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KCC는 14승22패가 됐다.
팽팽한 승부였다. SK가 2쿼터 후반부터 속공을 앞세워 달아났고, 3쿼터 초반에는 40-29, 11점 차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KCC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타일러 윌커슨, 김민구의 득점으로 따라잡은 뒤 4쿼터 시작과 동시에 3점포를 연달아 4개를 꽂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해결사는 김선형이었다. 주춤했던 헤인즈가 4쿼터 살아나면서 추격하자 김선형이 마무리를 했다. 65-68로 뒤진 종료 2분20초전 강병현을 앞에 두고 시원한 원핸드 덩크슛을 터뜨린 뒤 67-70으로 뒤진 종료 4.7초전에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깨끗한 3점포를 성공시켰다.
연장에서도 김선형의 승부사 기질이 빛났다.
김선형은 70-72로 뒤진 상황에서 플로터로 동점을 만들더니 곧바로 코트니 심스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올렸다. SK는 최부경, 박상오가 득점 릴레이에 가담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어 헤인즈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