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이란에 보낸 시리아 평화회담(제네바-2 회담) 초청을 철회하자 이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압에 굴복한 결과라며 유감을 표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유엔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반기문 사무총장이 압력을 받아 초청을 철회해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뉴스통신 ISNA가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반 총장이 초청을 철회한 진짜 이유를 알릴 용기가 없다는 점도 유감스럽다"며 "이런 처신은 유엔 사무총장이 지녀야 할 위엄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도 이날 국영TV를 통해 "영향력 있는 당사국 모두가 관여하지 않으면 시리아 사태의 포괄적인 해법을 찾아낼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아락치 차관은 또 "이란 없이는 시리아에서 진정한 해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엔은 이란이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과 관련한 구두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청을 취소했다고 반박했다.
반 총장은 제네바-2 회담 초청장을 보내기에 앞서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한 제네바-1 회담의 합의 내용을 공식 승인하도록 이란 정부와 협상, 동의를 얻어냈는데 이란이 어겼다는 것이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반 총장과 이란 사이에) 실제 문서상 합의로 이어질 만한 구두 합의가 있었다"며 " 하지만 막상 벌어진 일은 그 반대였다. 이란은 기존 입장을 그대로 내세웠으며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실망을 표하고 초청을 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크 대변인은 또한 "토론의 근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이를 참여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회담 당사국들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졌지만 우리는 그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하고 협상한다는 사실에 기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