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자료사진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대권에 생각있는 사람은 당권에 도전하면 안된다"면서 유력 당권후보인 김무성의원을 강하게 견제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반응을 자제했지만 당내에는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친박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이 27일 당내 라이벌인 김무성 의원을 강하게 견제했다. 서 의원은 "대권에 생각있는 사람은 당권에 도전하면 안된다"고 김무성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당은 대권 생각이 없는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은 "할말이 없다"며 대응을 자제했다.
새누리당 당헌에는 제왕적 총재의 전횡을 막기 위한 당권과 대권 분리조항이 있다. 대권주자가 당권까지 장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골자인데, 제왕적 총재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해 2천년대 초 이뤄낸 개혁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경선의 경우 사정이 좀 다르다. 대표임기가 2014년부터 대통령선거 직전인 2016년까지 이기 때문에 당권대권분리 주장은 다소 앞서나간 감이 없지 않다.
당권대권분리가 당헌의 정신에 부합하지만 대표 임기가 끝난 한참 뒤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이번 당대표선거는 애시당초 대권과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당내부에서는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한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이 본인의 당권의지를 드러내는 것에 더해 굳이 당권대권분리론을 들고 나오며 김무성 의원을 견제한 데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설이다.
서청원 의원도 김무성 의원도 친박이지만 아무래도 친박연대 창당과 옥고를 치르면서도 서 의원이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을 보여준 점 때문에 여권 핵심부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명박정부 당시 주요당직을 맡아 당의 전면에서 활동해 오며 친박계와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 이런 사정 때문에 친박 핵심부와 김 의원 사이에는 다소간 껄끄러운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친박 구심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된 발언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서 의원 발언에는 다목적 포석이 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에는 새 대표임기가 대통령의 집권 2,3년차와 겹친다는 점에서 '차기 대표는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출 인물이 들어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서청원 의원이 6.4지방선거를 위해 모든 당력을 모아야 한다고 했지만 당권대권분리 주장을 계기로 주요 주자간 세대결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