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위해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중앙은행은 28일(현지시간) 임시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인 1주일 REPO 금리를 4.5%에서 10%로 무려 5.5%포인트 인상했다.
1주일 REPO 금리는 지난해 5월 4.5%로 인하한 이후 8개월 만에 인상됐으며 중앙은행이 2010년 5월 1주일 REPO 금리를 운용한 이후 사상 최대 폭의 인상이다.
중앙은행은 또 하루짜리 초단기 금융거래인 오버나이트 대출 금리를 7.75%에서 12.0%로 4.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오버나이트 금리 인상은 지난해 8월 7.75%로 0.50%포인트 인상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중앙은행이 오버나이트 금리를 10%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제 인상 폭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에르뎀 바시츠 중앙은행 총재는 회의에 앞서 리라화 약세를 막고자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긴축 통화정책은 금리가 뒷받침할 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의 급감은 부작용이 있어 지금은 금리라는 무기를 사용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2월에 경상수지 적자가 감소하고 금리를 무기로 사용하면 환율 상승은 둔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웃돌았지만 성장세 둔화를 우려한 정부의 압력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앙은행은 1주일 전인 지난 21일 정례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해 리라화 약세를 부추긴 바 있다.
중앙은행은 또 23일에는 20억~3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외화 매도 개입에 나섰지만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지 못하자 27일 임시 통화정책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리라화 가치는 27일 장중 달러당 2.39리라로 떨어져 11일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가 중앙은행의 긴급회의 소집 발표가 나오자 2.31리라로 반등했으며 28일에도 2.26리라에 거래돼 이틀 연속 하락했다.
바시츠 총재는 이날 정례 물가 관련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정부의 압력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 수 시간 전에 이란으로 출국하면서 "항상 그랬듯이 지금도 나는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그러나 내가 중앙은행의 결정에 간섭할 권한은 없다"며 "옳은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달 17일 터진 '비리 스캔들'과 미국의 테이퍼링 여파로 하락세를 지속해 1개월 여 만에 10%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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