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당직자들이 설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설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넉 달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권의 설 민심잡기가 본격적인 선거전만큼 치열해지고 있다.
29일 장외 홍보전에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엇갈린 귀성인사 동선에서부터 전략이 엿보였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등은 경부선의 출발점인 서울역을 찾았다. 복주머니 형태로 만든 홍보물을 직접 나눠주며 주택시장 활성화 법안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의 그간 성과를 홍보했다. 민생법안과 경제활성화 성과 등을 알린 것이다.
당 지도부는 설 연휴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지역구에 머무르는 등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2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귀향인사를 시작으로 부인 최명길 씨와 함께 전국을 순회하는 '민생투어'를 시작한다. 사진=윤성호 기자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호남선 귀성객을 겨냥해 용산역으로 향했다.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는 제목의 홍보물로 박근혜정부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기초연금 공약 파기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여당 지도부와 달리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설 연휴를 반납하고, 중원인 충청과 텃밭인 호남을 직접 공략하기 위한 닷새간의 세배투어에 올랐다. 부인 최명길씨의 동행이 당 호감도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눈길이 쏠린다.
이번 세배투어에 ‘광주 삼고초려’의 모습이 담긴 점도 주목된다. 김 대표의 광주 방문은 이번 달에만 세 번째로, 이른바 호남에서의 ‘안풍(安風)’ 차단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전남 등에서는 당내 지방선거 출마후보군들도 현장에서 결합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권 표심잡기에도 나선다.
반면,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양로원 등 소외시설을 찾는 방안 등도 검토됐지만 특별한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인재 영입과 창당 준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안 의원은 구태정치의 틀을 깨는 새정치의 모습을 창당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 연휴 일정을 밝혔다.
다만, 안 의원이 고향인 부산과 처가인 전남 여수를 찾을 것이라는 계획도 전해진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조용히 고향을 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남해안을 따라 영호남을 가로지르며 자연스레 ‘부산 사나이’와 ‘호남의 사위’ 이미지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은 설 직후 전북 전주와 강원 춘천 방문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