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영국인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6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풀려났던 미국 여대생 아만다 녹스(26)가 이탈리아 법원의 판결 번복으로 송환 및 재수감 위기에 몰렸다.
31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렌체 법원은 30일 파기환송심에서 룸메이트인 영국인 여대생 메러디스 커쳐(당시 21세)를 살해한 혐의로 녹스와 남자친구였던 라파엘 솔레시토(29)에게 2011년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각각 유죄를 선고했다.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3월 대법원의 무죄판결 파기에 따라 이뤄졌으며 녹스와 솔레시토는 유죄가 인정돼 각각 징역 28년 6개월과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피해자 유족에 대한 보상도 명령했다.
재심을 앞두고 여권을 몰수당했던 솔레시토는 판결 다음날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으려다 적발돼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판결로 미국으로 돌아간 녹스는 재개된 소송에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피해자 유가족은 이날 판결을 환영하며 녹스에 대한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했으며, 피고인 측은 판결 번복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선고 번복에 따른 형 집행 및 송환 여부는 피고인 측의 상고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피해자 커쳐는 2007년 11월 자신의 방에서 흉기에 찔려 잔혹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으로 녹스와 솔레시토를 체포했고 이후 이웃에 살던 코트디부아르 출신 루디 구데(당시 20세)도 검거했다.
수사 당국은 녹스가 커쳐에게 이들과의 집단 성관계를 요구했다가 싸움이 벌어져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결론지었다.
커쳐의 몸에서 DNA가 발견된 구데는 유죄가 확정돼 16년의 징역형을 받았지만 녹스와 솔레시토는 결백을 주장했다. 녹스는 술에 취해 사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항변했으며 빼어난 외모로 동정 여론을 유발했다.{RELNEWS:right}
2009년 1심 선고에서 녹스와 솔레시토는 각각 살인과 성폭행 혐의로 징역 26년과 25년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미국으로 돌아간 녹스는 400만 달러에 회고록 출판 계약을 맺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일약 유명인으로 떠오르면서 진실 논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