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춘제(春節·설) 연휴에도 동중국해 해상과 상공 경계를 강화하며 '주권 수호' 의지를 과시했다.
특히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진주만 공습'을 거론하면서 장병들에게 춘제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나서 영유권 분쟁과 역사갈등 문제로 최악의 갈등을 빚고 있는 중일간 분위기를 반영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2일 중국 해경선 3척이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해역에 대한 순찰 항해에 들어갔다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해양국은 해경 2350호, 2166호, 2506호 등 3척의 해경선이 편대를 이뤄 센카쿠 12해리 해역을 의미하는 '댜오위다오 영해'에 대한 순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중국 해경은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2일 처음으로 센카쿠 12해리 해역 항해에 나서 일본 해상보안청을 긴장시킨 바 있다.
춘제 당일인 지난달 31일에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에 동해함대 항공병 소속 수호이-30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정체불명의 외국군 항공기'를 쫓아냈다고 중국해군망(中國海軍網)이 전했다.
중국 공군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두 달을 맞은 지난달 23일 공중 순찰을 상시화하고 유효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춘제 연휴에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셈이다.
중국이 이처럼 동중국해 하늘과 바다에서 적극적인 순찰과 경계에 나선 것은 센카쿠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춘제를 계기로 안팎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1941년 12월 일본 해군의 하와이 진주만 미군기지 공습을 거론하며 "군인은 본래 전쟁을 위한 것으로 춘제기간에 전투준비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전투태세에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온 중국사회가 명절 분위기로 들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중국군 기관지의 글은 군인들에게 설 경계근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문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진주만 공습'을 거론한 대목 등은 중일 간의 험악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