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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엇박자…이번 주가 2월 상봉 분수령

통일/북한

    이산가족상봉 엇박자…이번 주가 2월 상봉 분수령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남북이 이산가족상봉 개최시기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말 공방만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실무접촉 개최를 무산시킨 가운데, 남측이 제의한 2월 중순 상봉이 성사되려면 최소한 이번 주 초반에는 어떤 식으로든 남북 간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정부가 제의한 2월 17~22일 상봉이 진행되려면 최소 2주일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봉 참가 가족들이 묵을 금강산 내 숙소의 난방 등 시설 점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2월 중순 상봉 의사가 있다면 이번 주 초반에는 판문점 연락관 통로에 의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 연휴동안 남북관계 분위기는 화해보다는 서로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책임지지 못할 제안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이산가족들의 상처를 줄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북한의 태도를 문제삼고, 북한 비핵화를 촉구했다.

    박 부대변인은 "북한은 당장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유엔안보리 결의 및 비핵화 관련 국제의무와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31일 파주 망배단 행사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아무 조건 없이 조속한 시일 내에 상봉행사에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이산가족 문제는 인륜의 문제이고, 천륜의 문제이다. 그 어떤 정치·군사적 사안과 연계될 수 없는 인도주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 비춰볼 때 전날 통일부 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비핵화 문제를 동시에 거론한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할 수 있다.

    여기에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철저히 정치·군사적 상황과 연계지어 풀려는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RELNEWS:right}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국방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중대제안'과 '공개서한'에 대해 미국이 여론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북한이 중대제안과 공개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식문건으로 제출하고 최전방의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까지 전면 중지하는 실천적 조치들을 먼저 취하기로 했다면서 "우리의 중대제안은 위장평화공세도 선전효과를 노린 것도 아니다"고 중대제안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또 지난해 미국이 키 리졸브 훈련 등 한미 합동군사훈련에서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을 참가시킨 것을 언급하며 "올해도 (미국은) 평양 타격을 노린 대규모의 합동군사훈련연습을 벌려 놓으려 하고 있다. 도발이면 이보다 더한 도발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남과 북한 당국 모두에게 속사정이야 어떻든 명분상 거부해서는 안 되고, 내부 정치적 효과가 큰 '중대한 행사'임에 틀림이 없다. 이산 상봉은 여지껏 남북관계 진전의 첫 관문으로 작용해왔다. 남측의 절실함을 이용해, 북한은 이산 상봉 대가로 남측에게 식량·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요구해왔다.

    이번에는 북한이 인도적 지원 대신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를 들고 나왔다. 이산 상봉이 인도주의 사안임에 틀림없지만, 그간의 관행으로 볼 때 남이든 북이든 이산 상봉을 통해 서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으면 이산 상봉은 성사되지 않았다. 성사되더라도 오래 굴러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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