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질문·추적질문 등 9급 공무원 면접시험이 깐깐해졌다. 필기시험만 합격하면 대충 면접 보고 공무원증을 목에 거는 것은 이제 옛날이야기다. 시험과목 공부와 함께 면접기술도 학습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9급이 되는 시대에 돌입했다.
2014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시험 원서접수가 3일 시작되자마자 접속자가 폭주했다. 오는 7일까지 사이버 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서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접수하면 된다. 올해 9급 선발규모는 총 3000명이다.
시험은 4월 19일 실시된다. 7월 실시됐던 지난해보다 약 3개월여 앞당겼다. 또한 올해는 가채점 제도가 도입돼 필기합격자 발표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수험생은 미리 자신의 합격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최모(30) 씨는 원서접수를 앞두고 벌써부터 면접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방 전문대 출신으로 5년째 시험을 준비하며 총 2번, 면접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기 때문.
"3년 이상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 합격할 가망이 없다. 다른 길을 택하라"는 주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소신껏 뜻을 펼친 최 씨. 2014년 공무원 채용 규모가 증가하며 면접시험 및 최종합격자 결정방식 등의 공채시험 제도, 운영방식이 일부 변경돼 환호했다.
면접시험이 강화돼 걱정이 앞서지만, 공무원인 아버지의 시험 및 면접 노하우를 참고해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시험 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필기합격자 30~40% 면접에서 탈락 지난해 9급 공무원 국가직 공채시험의 필기합격자는 3841명. 이는 선발인원인 2738명보다 1103명을 더 뽑은 것(140%선발)으로, 더 뽑은 인원수만큼 면접시험에서 탈락했다.
서울시 공무원의 경우도 1446명 선발에 필기합격자는 1864명으로, 최종 선발예정 인원대비 130%의 필기합격자를 결정했다. 면접에서 탈락할 확률은 국가직의 경우 40% 이상, 서울시 공무원의 경우 약 30%가 되는 것이다.
면접탈락률이 증가한 이유는 더 많은 필기합격자가 면접에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했기 때문. 시험형 인간이 아닌 실제 업무적합도와 실무적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다. 늘어난 응시자 때문에 면접통과가 힘든 게 아니다. 면접시험 자체가 어려워졌다.
국가직은 인성·적성·전공 관련 질의서인 사전조사서를 바탕으로 20~25분여간 개별면접이 진행된다. 단순 지식 및 정보 분석을 요구했던 과거와 달리 심화전공지식, 고도의 정보 분석력을 요구하는 질문들이 출제되고 있다. 압박질문도 있다.
■ 새로운 트렌드파악에 집중해야 합격
시대가 바뀌듯 면접 방식도 진화하면서 면접은 험난한 가시밭길로 인식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파악에 노력 중인 최 씨. "진정성이 담긴 스킬로 면접 문턱을 넘는 것이 관건이다"고 주장하는 합격자들의 말을 새겨듣는다. 비슷한 내용의 조언에 갈피를 잡기 힘들지만, 남다른 전략을 세우는데 열중한다.
아버지가 공무원이란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면접관이 되어 가상 면접을 자주 실시, 예상 질문과 돌발질문을 통해 면접의 긴장감을 미리 느껴보고 있다. 가족이기에 더욱 냉정하고 객관적인 질문을 서슴없이 퍼붓는 아버지가 무섭기도 하다.
달달 외워서 말하는 답변은 마이너스가 된다. 반드시 모법답안을 중심으로 자신의 의견에 살을 붙여 말해야하기에, 면접시험에 관련된 전문수험교재와 강의를 수차례 정독하며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접 동사무소나 공무원들의 실제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도 자주나가는 발품을 팔고 있다. 합격 후기도 꼼꼼히 체크하며 자신에게 꼭 맞는 방법을 찾고자 집중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응시접수 원서에 학력 기입란을 없앴다. 가방끈이 짧은 최 씨의 경우 위축될 필요가 없다. 필기시험 성적 때문에 불안해하거나 면접이 공평하지 않을 거란 염려도 필요 없다.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와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품행 및 성실성, 발전 가능성을 보는 면접관들의 눈에 띄기 위해선 충분한 열정을 보이면 된다.
공무원 가족이 없는 경우 가족들이 한마음이 되어 가상면접을 실시하거나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스터디 및 동영상 강의를 듣는 수험생들도 많다. 현재 시험준비 막바지에 접어들며 고시생들은 면접 대비에 막판스퍼트를 달리고 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추적질문이 있을 수 있으니 절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추상적인 질문에 대처하는 법 등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